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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에의 고별

그간 별고 없으신지요. 이별 작별 헤아리다 반쪽이 되어 별꼴 다 보였지요. 별빛에 물든 밤같이 까만 눈동자가 어둠 속에 잦아드네요. 별안간 그리움에 하늘 돌아보네요. 청천 하늘에는 잔별도 많았더라. 저무는 바닷가엔 석별도 많다더라. 전별 송별 다 보내고 결별 고별 지웠지요. 별의 별별 모두 떠난 자리 홀로 채워가며 기별 하나 빛날 날만 기다리지요. 지은이도 모르는 별, 어디 별뜻이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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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과의 이별

그럼 이만총총, 정말 별 볼일 없는 사람이었지요 그 노래 제목이 무엇이던지 별로 끝나는 별의별 글자 다 떠올리며 별이란 별은 모두 나의 것이라 생각한 적 있었지요 각별한 심정은 어느 별을 향하여 멀어져 갔나요 정녕 마음 헤아릴 별 수 없었나요 별유천지 비인간, 아무래도 별맛이었나 봅니다 이별이 흐릿하니 깜빡이네요 어둔 별자리엔 기약 없는 작별만 반짝이네요 별스런 일도 아니었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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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그때 나는 기공식장을 서성이고 있었어요. 흠흠… 지겹고 졸리우는 알파 파형의 무조 팡파레를 기다렸는데… 어딨더라 불연속 문양으로부터 둘, 셋, 다섯, 일곱 나비가 쏟아져 날아가기 시작합니다. 노랑나비는 까만나비, 호랑나비는 흑백나비, 1 아니면 자신뿐인 외로운 숫자들입니다. 그것 참 몇마리 뿐인 것 같은데 한량없이 이어집니다. 흘흘… 그때 누군가 마구 흔들어 나를 깨웠습니다. ㅡ 아니 이제 꿈꿀 시간이래요, 미스터 M.C.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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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

옥상에있는그 녀를생각하다목에가시가걸리었다 언제였던지시간흘러가니바싹바싹목이탄다 그러나당장죽을일도아니고가슴쥐어뜯을일도아니다 조심스레침을삼키며기다리거나한땀한땀풀어헤쳐가는눈물 바늘이다담배연기를한껏깊이들이마시거나물도마셔보고 절식을하거나토할지경으로밥을먹어도본다 하지만아주아주많은시간이필요할것이다 가시를생각하다옥상에서있던그녀는내려갔다 내일도그렇게목구멍으로직통하는눈물 방울이다 한걸음디딜때마다그녀의발바닥이아프다 그녀가계단을내려온다그녀가계단을내려간다 자꾸날더러어둡다고한다 그가계단을올라온다그가계단을올라간다 그녀의목에걸리어있는 그옥상에있는그 가시다 생선가시하나목이막히어나는그자리가평생인양 벙어리처럼바보처럼 그리고표독스럽게   /2000. 4. 25. mister.yⓒmisterycas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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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을 생각했으나 붙이지 아니함.

다만 홀로 허덕였을 뿐, 수없이 많은 말을 건넸으나 답은 없었다 땀과 숨이 뒤섞일 때 숨과 숨이 거칠게 맞닥뜨릴 때 오늘도 봉긋한 그 가슴에 오르다   /2006. 1. 28.     ++ 제목을 사용했다면 좀 썰렁했을 것이다. 영상이 상상을 제약하듯, 제목이 많은 것을 가두어버렸을 것이다. 하지만 붙이지 않은 제목 때문에 붙이지 않은 다른 제목이 붙었다. 마음대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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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은 보글보글

門을 암만 잡아다녀도 안 열리는 것은 안에 生活이 모자라는 까닭이다 ― 家庭, 이상   말하자면 그렇습니다 가정家庭은 꾸리지 못하고 가정假定으로 일가를 이루었습니다 기꺼이 꿈을 꾸라면, 더딘 이 밤 함께라면…… 하는 오붓하고 화기애애한 가정이지요 화기엄금의 썰렁하고도 위태로운 밤이지요 즐거운 곳에서는 날 오라 하여도 어느 작자 말과는 달리 절로 발길 닿는 곳, 문 잡아당기면 잘도 열리어 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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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찍는 사진관

노랑 저고리에 하늘빛 치마 그리운 얼굴 거기 있었지요 할미꽃 꺾어들고 봄노래 부르던 아련한 추억도 거기 있었지요 눈감으면 더 가까운 그리운 그곳 동쪽으로 5리, 남쪽으로 5리 서쪽으로 5리만 가면 되었지요 일곱빛깔 무지개 너머 일곱글자 파아란 글자 꿈을 찍는 사진관이 거기 있었지요 새하얀 창문에 새하얀 지붕 꿈을 찍는 사진관이 거기 있었지요 불도 안 켠 그 방이 어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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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카

ㅡ 금지곡을 위하여   달려, 불꽃이 날리기 시작했지 굉음이 터져야 할텐데 모기 소리만큼도 들을 수 없었어 터널로 들어섰는데 바깥이 더 이상해 보였어 사실은 그 바깥이 정말 터널 같았지 난 시계가 고장난줄 알았어 계기판이 빙빙 돌아 미친줄 알았지 그걸 좋아하니 너도 알 수 있을 걸 느끼고 싶어하니 너도 가고 싶을 걸 가로등이 휘어지면서 앞길이 옆으로 펼쳐지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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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카

ㅡ 금지곡을 위하여   달려, 불꽃이 날리기 시작했지 굉음이 터져야 할텐데 모기 소리 만큼도 들을 수 없었어 턴넬로 들어섰는데 바깥이 더 이상해 보였어 사실은 그 바깥이 정말 턴넬 같았지 난 시계가 고장난줄 알았어 계기판이 빙빙돌아 미친줄 알았지 그걸 좋아하니 너도 알 수 있을 걸 느끼고 싶어하니 너도 가고 싶을 걸 가로등이 휘어지면서 앞길이 옆으로 펼쳐지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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