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안에 한 젊은이 있어 나이 스물에 마음은 벌써 늙어 버렸네 이하의 시는 이렇게 시작했다. 젊어서도 젊은 적이 없었던 나는 그 두 줄에서 벌써 ‘진상’을 보았다. “진상에게”의 진상은 이하와 비슷한 연배의 품격있는 청년이었던 것 같지만 그 진상이 허접한 어떤 이와는 그다지 관련이 없다 보니 자꾸 엉뚱한 것만 더 눈에 들어온다. 진상은 허상이 되고 거기에서야 진상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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九點煙구점연에 갇히어
누군가? 나의 서러운 한 권의 시집을 소중히 읽어 벌레 먹지 않게 할 이. /이하 휴관을 앞둔 도서관에 책을 반납해야 할 마감일이다. 삼국유사를 편역한 두 책은 끝까지 다 읽지 못했음에도 그다지 미련도 아쉬움도 없지만 이하 시집을 돌려보내려니 좀 허전하였다. 그래서 눈에 들어오는대로 몇 페이지 카피를 하다 그것도 마땅찮아 찾아봤더니 구할 수 있는 책이라 바로 주문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