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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보옥의 꿈을

가보옥이 등장하는 짧은 이야기를 보르헤스에서 읽은 적 있다. 보옥이 (꿈에) 자신의 집과 흡사한 집에 들어가 비슷한 여인들을 만나고 비슷한 꿈을 꾸었다는 자신을 만나고 깨어나는 이야기인데 <홍루몽>을 읽은 적이 없어 어느 대목에서 나오는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천일야화의 사연이 담긴, 그러니까 세헤라자데가 샤 리아르에게 자신들의 사연을 남 이야기처럼 하는 것이 1001일 가운데 어느 밤이었는지 찾아냈듯이 보옥의 꿈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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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장소

내가 그 책의 이름을 알게 된 것은 아마 15, 6년 쯤 전이었을 것이다. 어디로부터 내게 왔는지 모를 <허구들>과 보르헤스 관련 몇몇 서적의 역자 주석과 해설에서 숱하게 그 이름을 발견할 수 있었지만 번역본은 없었다. 한참 뒤에 읽게 된 보르헤스의 에세이집을 무척 좋아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바로 그 책이었다. 출판사는 보다 구매력 있는 제목을 원했겠지만 나는 바뀐 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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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추리 요리 / 시스템 복원

<초고속 승진을 시킨 마술>에서 가장 절묘한 것은 ‘메추리를 재료로 하는 저녁 요리’라는 복선이다. 마술을 시작하는 시점에 등장하는 “메추리로 저녁 식사를 준비하되, 지시가 있을 때까지는 만들지 말라”는 언급은 나중에 마법을 취소시키는 장치로 사용된다. 그것과 똑같은 역할을 하는 복선 내지 스위치가 우리가 사용하는 컴퓨터에도 포함되어 있다. 윈도 xp, 비스타 등의 <시스템 도구> 항목에 있는 <시스템 복원>이 바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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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리아에게 전하는 인사

델리아 엘레나 산 마르꼬, 보르헤스     바람도 선선한 가을날입니다. 늘 다니던 길에서 새로운 가게 하나를 발견한 것처럼 늘 보던 화단에서 언제부터 있었는지도 모를 나무 하나를 유심히 바라보는 것처럼 그렇게 델리아를 보았습니다. 새로운 것이 아니어서 새로운 느낌, 오래도록 여기저기 뒤적여 왔으나 너무 짧은 글이어서 그냥 무심하게 넘어갔던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거리를 헤매이면서도 그녀를 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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