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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2009, 변함없이

아주 아주 오래전…  어느 시인 흉내를 내며 시 몇편 끄적인 적이 있다. 그때 쓴 것 가운데 일년 전에 보았던 바다에 관한 글이 있었다. ‘변함 없음’에 관한 한켠의 부러움과 한켠의 탄식이었다. 그리고 여기 이 노래는 1년 아닌 10년의 이야기이다. 노래 속의 메시지가 사회적인 것인지 또는 개인적인 것인지 잘 모르겠지만 나는 개인적인 의미로 돌아다 본다. 1999년의 겨울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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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가 있었다

금슬의 정이 비록 중하나 산림(山林)에 뜻이 스스로 깊다 시절이 변할까 늘 근심하며, 백년해로 저버릴까 걱정하누나*   일로 해서 <삼국유사>를 펼쳤다가 또다시 읽고 있다. 고등학교 때 처음 봤을 때 노힐부득과 달달박박의 이야기는 꽤 충격적인 느낌이었다. 남녀의 목욕과 성불이 한자리에 있다는 것도 미처 생각못한 일이었으니 ‘金물’ 아닌 ‘禁物’로 하여(처녀로 현신한 관음보살과 함께 金물에 목욕하고 성불했다) 무엇인가 초현실적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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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실환 滅失環

오늘의 나를 있게 해준… 이라고들 자랑스런 인사를 합니다. …그런 거 없습니다. 어제의 나를 잊지 못할 무엇으로 새겨준… 저는 저대로 못난대로 저린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자 합니다. 거기 제가 없었기에 오늘 이 자리에 있습니다. 여기 당신이 없기에 지금 이곳, 제가 있습니다.   2009. 6.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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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운기는 어떻게 움직이는가?

: Pun에 관한 짧은 Pun   어떤 제한적인 의미에서 韻이라는 것은 일종의 고품격화된 pun이다. 많은 시인들이 제 나름대로 마음 속에 운을 띄워 보지만 그것을 제대로 부드럽게 풀어내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약간의 어폐가 있다고 하더라도 韻이 좋다면 그것은 아주 멋진 표현이 되거나 적어도 무난한 흐름은 된다. 나의 경우, 시를 쓰는데 있어 (별스레 그런 걸 찾지도 않았다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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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rdust

: 별을 들여다보다   위인전과 고전음악과 서가에 꽂힌 명작전집들에 괜스런 반감을 가졌던 어린 시절처럼 스탠다드 음악에 대해서도 비슷한 어리석음을 나는 오래도록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애써 관심을 갖지 않았던 것들도 몇몇 있기는 있었나 보다. 재즈, 특히 스탠다드 재즈가 그러하였고, Stardust란 제목(‘노래’가 아니라 ‘제목’이다)의 경우도 비슷하였다. 그리고 그것은 영어에 관해 잘 알지 못하는 내가 그 무슨 뜻인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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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작자에게

: 작자의 지은이에 관한 단상   그때 나는 한 살이었다 그때도 나는 奇蹟이었다 계속 판올림 하며 ○○년의 새해에도 나는. //이작자   휴일의 한낮을 포터블 씨디 플레이어와 함께 보내었다. 마음먹은 김에 비좁은 하드디스크에 겨우 씨디 한장 복사할 공간을 만들어 ‘Samba da Bencao’을 녹음한 것이다. 그리고 작자의 지은이(^^)와 더불어 한참을 감상했다. 지은이는 그 가운데서도 ‘Lungomare’나 ‘Summertime’의 기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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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래쉬 백 : 回光

해가 몰라보게 짧아졌습니다. 좀 늦은 시간에 산엘 갔더니 약수터에 이르렀을 때는 벌써 어둠이 내렸습니다. 큼지막한 나무들 사이로 드문드문 보이는 별이 새삼스러웠지요. 자그마한 손전등 하나를 갖고 갔는데 그럭저럭 괜찮았습니다. 측백나무 빼곡한 길목 너머 어둠 속 옛길을 따라 返照의 시간이 왔습니다. 자전거엔 바퀴의 동력으로 작동하는 전조등이 달려 있었고 캄캄한 논길 다닐 적에는 ㄱ자로 꺾인 국방색 손전등이 요긴했었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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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나물에 그 밥

<글공장>에서 <이작자 여인숙>으로, 또 몇번씩 블로그를 들락거리다 새로 차린 워드프레스 사이트. 하지만 솜씨도 없고 별 다를 것도 없는 그 나물에 그 밥입니다. 그런데, 그 나물에 그 밥은 감칠나는 맛에 질리지도 않는데 어떤 이의 밥상, 아니 속상은 탈잡힐 일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예전에 비비다 만(?) 그 나물에 그 밥을 다시 집어들었습니다. 양푼이도 참 작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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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품의 바다 ​Mare Spumans

잠시 기다려주오 위난의 바다 속 섬 같은 그곳 나 이 모래성 허물고 그대 마음대로 나고 들 세상 다시 지으리 그리고 등 돌린 채 그 자리서 잊혀져버린 세계 끝내 담을 수 없었던 未知 바다는 천길만길 물러나 자취를 감추었고 누군가 그녀에게 돌아오지 못할 이름 주었네   2015. 10.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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É Preciso Perdoar

알다시피 보싸노바의 트로이카 가운데 그 리듬을 만들어낸 사람은 조앙 질베르뚜였다. 그럼에도 ㅡ 몇몇 상큼한 노래가 없지 않지만 ㅡ 그의 초기 곡들은 지나치게 매끄럽고 가벼워서 그다지 끌리지가 않았다. 보싸노바 바람을 불러일으켰던 게츠/질베르뚜 콤비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역설적인 이야기지만 어떤 부분에서 그는 과대평가된 것 같고 또 어떤 면에서 그는 과소평가된 가수이자 연주자란 생각이 든다. 그러한 양면성은 게츠/질베르뚜의 곡들에서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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