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홀이라더니, 어슴푸레하고 흐릿한 것이 황홀이라더니 어떤 불편함, 돌이킬 수 없는 잘못 변명할 길 없는 상처 내 마음이 토해낸 부유물이 소금도 맞고 햇살도 받고 이리저리 돌고 또 돌아 화석처럼 굳었는데 빛도 아니고 보향도 아니고 어떤 불편함, 돌이킬 수 없는 잘못 변명할 길 없는 상처 어찌 못할 번민의 덩어리가 되어 이루어진 심신 역한 냄새 애써 감춰가며 지켜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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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색 여행용 베개
노란색 표지의 중남미 여행안내서를 찾아 헤매었던 지난 새벽이었다. 시간이야 많다만 돈이 있나 용기가 있나. 지지리도 못난 것이 발로 뛰는 ‘지리상의 발견’은 형편이 못되어서 지도상의 발견이라도 해볼 참이었던지 아무튼 숱한 지명들이 머리속을 맴돌아서 못견딜 지경이었다. 한밤중에 그걸 봐서 뭘 하겠냐만 그 잠오는 베개 없으면 브라질이고 멕시코고 깡그리 지구상에서 사라져 버릴 것만 같은 어리석기 짝이 없는 기분이라니… […]
욕망이라는 이름의 정차
그래서 이토록 멈추어 있었던가. 무료함에 지친 저녁, 어느 영화로운 여인에 관한 인터뷰를 보다 욕망에 충실한 여자 주인공이란 말에 끌끌…… 혀를 찼다. 그래, 아무렴…… 그녀는 충실하겠지. 취향도 제각각이어서 그런 사람도 여럿이겠지. 하면 된다 ― 남들 으랏차차 즐거이 힘을 쓸 때, 게네들 영시기 영차 기꺼이 땀 흘릴…… 그래 그렇지, 그럼 그랬지…… 어떤 불성실한 작자는 면벽으로 수행하고 고적한 […]
가시
옥상에있는그 녀를생각하다목에가시가걸리었다 언제였던지시간흘러가니바싹바싹목이탄다 그러나당장죽을일도아니고가슴쥐어뜯을일도아니다 조심스레침을삼키며기다리거나한땀한땀풀어헤쳐가는눈물 바늘이다담배연기를한껏깊이들이마시거나물도마셔보고 절식을하거나토할지경으로밥을먹어도본다 하지만아주아주많은시간이필요할것이다 가시를생각하다옥상에서있던그녀는내려갔다 내일도그렇게목구멍으로직통하는눈물 방울이다 한걸음디딜때마다그녀의발바닥이아프다 그녀가계단을내려온다그녀가계단을내려간다 자꾸날더러어둡다고한다 그가계단을올라온다그가계단을올라간다 그녀의목에걸리어있는 그옥상에있는그 가시다 생선가시하나목이막히어나는그자리가평생인양 벙어리처럼바보처럼 그리고표독스럽게 /2000. 4. 25. mister.yⓒmisterycase.com
제목을 생각했으나 붙이지 아니함.
다만 홀로 허덕였을 뿐, 수없이 많은 말을 건넸으나 답은 없었다 땀과 숨이 뒤섞일 때 숨과 숨이 거칠게 맞닥뜨릴 때 오늘도 봉긋한 그 가슴에 오르다 /2006. 1. 28. ++ 제목을 사용했다면 좀 썰렁했을 것이다. 영상이 상상을 제약하듯, 제목이 많은 것을 가두어버렸을 것이다. 하지만 붙이지 않은 제목 때문에 붙이지 않은 다른 제목이 붙었다. 마음대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