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도아에서 파서를 그리워 함.
화이트 앨범이 세상에 나온지 얼마 되지 않았던 1968년의 어느 겨울 날 ㅡ 비니시우스 지 모라이스는 이탈리아로 가는 길에 잠시 포르투갈에 들러 리스보아에 있는 아말리아 호드리게스의 집을 방문했다. 그곳에서 카를로스 아리 도스 산토스, 나탈리아 코레이아 등의 시인들과 만나 시편들을 낭송하고 노래를 불렀다. 그 가운데는 그 무렵 작곡한 것으로 추정되는 노래도 있었는데 saudades do brasil em portugal이 […]
소라 껍데기나 불가사리나
지금, 소라가 두려워 하는 것은 그리운 바다의 물결 소리 그녀의 목에 걸려 까불대는 이 지겹고 끈질긴 껍데기 /소라 껍데기, 이창기 세권의 책, 하나의 복사본 가운데 어디였는지는 모르겠다. 자칫하면 <블루 벨벳> 속의 잔디밭이겠으나 꼭도의 시가 희미하니 들려오는 소라 껍데기를 나는 집어들었다. 한 손엔 불가사리, 한 손엔 소라 껍데기를 쥐고 그려보았다. “까불대는 끈질긴 껍데기”였으면 좋겠는데 목에 […]
저 하늘 저 보리밭 ◎
윗동네는 온통 눈소식인데 이곳은 파란 하늘에 바람만 좀 불 뿐, 눈씻고 찾아봐도 눈 볼 수는 없다. 그래서 나는 그 아득한 겨울의 풍경 대신 파릇한 꿈을 돌아보았다. <꿈을 찍는 사진관>, <요괴인간>, 그리고 <봄>은 내 마음 속에 수십년씩 남아 있는 오래된 상징들이다. 그 가운데 <봄>은 내가 20년 이상 그 제목을 <보리밭>으로 기억하고 있었는데 2001년 무렵 서울 갔다가 […]
그 옷, 16년 전의 외투
사람 잃어버리고 물건만 오래 갖고 있는 것, 못난 일입니다. 어제 무얼 찾느라 어수선한 옷장 뒤지다 보니 저 안쪽에 오래도록 입지 않고 걸려만 있던 외투 하나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오랜만에 꺼내서 입어보고 시간을 따져보니 정확히 만 16년 된 옷이었습니다. 특별히 비싼 것도 아니었지요. 이국 땅에서 석달 겨울을 나면서 따뜻한 옷은 없었습니다. 마음에 드는 적당한 옷 하나 겨우 […]
물 위의, 또는 물 속의
<노래하는 여자, 노래하지 않는 여자> 때문이었다. 그렇게 시작하는 시를 뒤적였기 때문이었다. amsterdam sur eau. 꿈꾸는 듯 찰랑대는 끌로드 치아리의 연주도 좋았지만 그 눈부심의 값은 오락가락 하는 듯, 영화속의 목소리가 나는 더 듣기 좋았다. 먹고 싶은// 퇴근 3분전이다. “노래하는 여자, 노래하지 않는 여자”에서 시작하여 이런저런 여자들 하릴없이 늘어놓은 끝에 이창기는 <물 위의 암스테르담>을 그렇게 끝맺었는데 노골적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