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상자 속 금관의 악기들이 흑백 텔레비젼 속에서 음을 올릴 적마다 검은 광휘을 발하던 시대 투박하게 치렁치렁하게 돌이킬 수 없이 막혀버린 커튼 너머 그 빛에 내가 혹하는 오늘 검은 빛에 둘러싸인 어딘지 모를 작은 상자 같은 곳 관을 잃어버린 악기가 적막을 토해내는 기막히게 멋진 밤 /2019. 10. 6.
태양 속의 한 시절, 크리스티나
오늘 유투브에서 영화 <way back>의 영상을 다시 만났다. 2010년도엔가 만들어진 영화로 괜찮은 출연진에 비해 영화는 그리 썩 훌륭하지는 못했다. 그럼에도 이 영화를 잊지 못하는 것은 나름의 사연이 있다. 영화는 내가 결코 잊지 못할 어떤 이야기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이다. 내가 고3이던 시절, 어떤 죄의식과 번민으로 하여 수험생으로서의 모든 것을 포기해버리고 교과서/참고서가 아닌 책만 읽던 때였다.(j신문사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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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의 작은 소녀 ◎
거실의 거치대로 전락한 mdf 앨범 박스 하나 뒤적이다 닐 영과 반젤리스를 찾았다. see the sky about to rain, 닐 영 앨범은 여전히 낭랑하다. 모랫벌에 처박힌 큼지막한 장난감 같은 로켓이 새삼 의미심장하게 눈길을 끈다. 그가 직접 연주한 wurlitzer electric piano의 풍성한 여운을 나는 사랑하고 사랑하고 또 사랑했었다. 장현 앨범을 구입했던 것이 1987년쯤이었던가 모르겠다.
오키, 17년, 스타바운드 ◎
precious memories, how they linger how they ever flood my soul in the stillness of the midnight precious, sacred scenes unfold /precious memories, j.j. cale. 케일의 정규 앨범들은 거의 cd로만 가지고 있고 그 대부분은 20년쯤 전에 구입한 것들이다. #8 앨범은 국내판을 구입했는데 불행히도 reality가 빠져 있다. 하지만 파일들이 있으니 굳이 그것을 아쉬워 하지는 않는다. […]
시인의 마음, 이니셜 에이
*몇개의 다른 시간대에서의 이야기를 하나로 묶은 것입니다. 하지만 결국 이어져 있다는 것, 알 수도 있겠지요. 적어도 저는 그렇게 느꼈습니다. 진정한 시인의 감수성, 시인의 마음에 관해서는 무디고 모자란 사람이라 잘 모르지만요. /2019. 8. 24. 어제 저녁 퇴근하려는 참에 전화가 왔습니다. 모친이 삼치 요리를 하는데 파가 필요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제일 먼저 떠오른 곳은 모퉁이 부식가게입니다. 언제부터인가 […]
노 모어 슈가 베이비
bill frisell의 맑은 기타 소리를 좋아한다. 자주, 즐겨 듣지는 않아도 듣는 순간의 즐거움을 조금 안다. 프리셀의 기타가 그렉 리즈의 도브로나 페달 스틸과 어울리면 두 소리는 이백 시 양반아 속의 침향인양 나선으로 얽히면서 고혹적인 분위기를 풍긴다. 여기 델리마디 툰카라의 엑조틱한 연주가 더해진다. 그래서 슈가 베이비는 그 제목보다 좀 더 오묘한 느낌이 든다. 썸머 와인의 여인처럼 뭔가를 […]
색깔론, 그레이의 수많은 그림자
내가 좌파냐 우파냐, 또는 내가 진보냐 보수냐에 대해서 확정하는 것을 그리 의미있게 생각하지 않는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나는 회색주의자다. 여기서 회색이란 이들 이데올로기의 스펙트럼을 섞은 중간의 색으로서의 회색이 아니라 경우에 따라 또는 현재의 상황에 따라, 또는 어떤 특정한 사안에 따라, 그 모든 것들에서 내 색을 찾을 수 있고 달리 할 수 있다고 믿는다. 다색주의자, 또는 ‘그레이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