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시냇물 소리에서 가을을 들었다. 마개 뽑힌 가슴에 담을 무엇을 나는 찾았다./이상 그저 어려울 뿐 애써 알아야 할 의미도 없지 복잡하다고 있어 보이는 것도 아닌데 유구하고도 쓸모없는 버릇처럼 남은 이름들일 뿐이지 붉디 붉은 부끄럼 같은 까베르네 쇼비뇽, 쇼비뇽 블랑 하얗게 이 마음 회쳐지고야 말 샤르도네, 리슬링 대체 무엇인지 어디 어디 말씀인지 무똥까데 카사리토무스카토다스티 군트럼슈페트레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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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kie : 돌아가지 못한 밤
J. J. Cale, 1974. 케일은 이미 꿰고 있던 시절이었고, CD 앨범도 당연히 갖고 있던 때였다. 하지만 조빙의 몽롱한 브라질을 보고 들은 이래 내 마음은 온통 “질서와 진보”라는 구호가 새겨진 국기를 지닌 나라로 가 있었고, 오직 Garota de Ipanema가 내 곁을 채우고 있던 시절이었다. 그녀가 영국에서 잠깐 한국에 왔고 그때까지 두 사람 사이가 아주 […]
검은 태양 검은 빛, 마리아 베따냐
Maria Bethânia Maria Bethânia, 1965. 노래하지 않고 노래할 것을 더 생각하는 빛 눈을 뜨지 않고 그 눈을 고요히 감고 있는 빛…… /검은 빛, 김현승
속하지 못한 모든 시간
이름마저도 햇살 가득했던 그곳, 밀양. 열네살 즈음 라디오에서 존 덴버의 take me home country road를 듣고는 무척 좋아했다. 아홉살에 부산으로 전학 온 나는 낯선 환경에 잘 적응하지 못했고 유년기에서부터 내 생각은 안으로 안으로만 향했던 것 같다. 소니 카세트라디오와 학생애창365곡집에서 얼마나 많은 고향을 그렸는지 모른다.

노매드랜드 : see you down the road!
커브를 돌면 절벽이 나오는데 수백 마리의 제비 둥지가 절벽에 붙어 있었어. 온 사방으로 제비가 날면서 물에 비치는데 마치 내가 제비와 함께 나는 것만 같았지. 내 밑에도 있고 내 위에도 있고 내 주변 모든 곳에 있었어. 제비 새끼들이 부화하면서 알껍데기들이 둥지에서 떨어져 물에 둥둥 떠다녔어. 작고 하얀 껍질들 정말 멋있었어. 이제 충분하다고 느꼈어. /스웽키, 노매드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