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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베트남

늦은 아침 사무실 와서 자리에 앉으면 제일 먼저 하는 것은 커피 타는 일입니다. 설탕 넣지 않은 라떼 한 잔 마시고 나와 달달함이 간절해지는 시간, 웬지 수사의 아침 같은 드립커피보다도 공장 생산 가격으로 판매하는 200개들이 커피믹스보다도 두툼한 봉지에 쌓인 정체불명의 베트남 커피가 제일 생각납니다. 이제 막 볶아낸 듯한 커피의 향이 과할 만큼이지만 그게 진짜가 아닌 ‘香’이라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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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생긴 과일 가게

몹시도 들여다보고 싶었던 여인의 방 ― 예전에 ‘경화미용원’이 자리했던 아파트 위쪽길 초입의 편의점 옆에 과일가게 하나 새로 문을 열었다. 얼마 전에 문을 닫은 가게의 간판이 그대로 붙어 있어 이름도 없지만 길 앞에까지 진열대를 내어놓고 불을 환히 밝힌 채 젊은 부부가 장사를 한다. 새로 시작한 가게라서 그런지 소박한 진열대도 과일도 반질반질하게 보이고 앞길까지 부지런히 쓸어가며 그네들은 희망에 부풀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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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명수게맛살조리예그리고

생명의 신비, 그런 책에서 봤던 것인가 모르겠다. 어떤 풀벌레가 있었다. 그놈은 독이 없는데 독 있는 벌레와 거의 같은 무늬를 흉내내어 제 목숨을 보존하고자 했다. 뱀 가운데도 무늬만 독뱀을 흉내내는 비슷한 종류가 있었다. 어쩌면 게맛살도 비슷하고 예전엔 그냥 바나나 우유였던 바나나맛 우유도 그렇다. 또 어쩌면 소화제 치고는 너무도 거창한 이름을 지녔던 활명수나 이제는 유용성이 입증되지 않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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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gado a você : 당신께 ◎

“진실이라 말 할 수도 없는 진실 같은 것, 소식 들은지도 오래입니다……”   처음 오신 당신께. 가끔 오시는 당신께. 이제는 오지 않는 당신께.   배경에 마음 같은 음악을 깔고 “당신께”라는 단어가 들어간 하찮은 글을 몇번 썼습니다. 끊어졌거나 이어져 있거나, 아니면 그 어떤 상태인지 알 길조차 없거나 스스로 망가뜨리곤 했던 그 어떤 연결에 대한 바램 같은 것이었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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헉슬리는 말했다

내가 그 목욕탕에서 목욕을 한 것이 얼마나 오래되었는지 잘 모르겠다. 적어도 20년, 어쩌면 30년 쯤 되었을지도 모르겠다. 어느 여름 날, 몇 번인가 거기서 영화의 한 대목을 찍기도 했던 오래된 목욕탕 맞은 편의 더 오래된 단층 건물에 자그마한 카페가 생겼다. 이름은 <더 프라이빗>이다. 영화를 찍은 거리라곤 하지만 오래되었을 뿐, 그다지 분위기 있지도 않는 이 동네에 이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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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시를 쓴다는 꿈

적어도 수십년 전, 장터도 아닌 외갓집 앞 포장도 되지 않은 길 한켠에서 약장수가 판을 벌였다. 둘 다 한 자 정도 크기나 되었는가 모르겠다. 주인공은 그다지 멋져 보이지는 않았던 장난감 로봇과 몸서리쳐지도록 커다란 기생충을 담아 둔 유리병이었다. 시원찮은 말주변으로 약장수는 슬그머니 로봇 자랑을 했다. 어딘지 어설퍼 보이는 그 로봇이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것은 물론이고 앞쪽의 나사 구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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찢어버린 노트 한 장, Batatinha

Batatinha(Little Potato)는 ‘쌈바의 시인’이라 불리우는 브라질의 쌈비스따다. 하지만 그는 대개의 쌈비스따처럼 기쁘거나 슬퍼거나  활력이 넘쳐나는 리듬 대신 어딘지 내향적이거나 심지어 자기성찰적인 느낌을 주는 느리고 정적인 쌈바를 택했다. 제목 또한 기존 음악들과는 많이 다른 성향을 보여주며, 그의 쌈바엔 현악기의 사용도 자연스럽고 느릿한 노래들이 더 많다. 그의 모습을 보면 젊은 날에도 새하얗던 머리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 그리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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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breast bone harper +

they made a harp of her breastbone, whose sound would melt a heart of stone. they took three locks of her yellow hair, and with them strung the harp so rare. /cruel sister, pentangle   헤아리기도 곤란한 시간 저편의 어느 나른했던 오후, 이어폰을 꽂고 엎드려 잠이 들었는데 어떤 목소리가 꿈결처럼 부드럽게 노래하기 시작했다. 부드러움은 금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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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즈

잘못된 세계에 떨어진 어떤 이에 관한 단편을 읽은 적 있었다. <클락워크 오렌지>의 작가가 쓴 소설이었는지도 모르겠다. 그 어떤 이의 소지품 가운데 세익스피어의 작품집이 있었던 것인지도 가물가물하다. 아무튼, 그 세계에 잡혀 글을 쓰는 괴물에게 작품을 갖다바치는 이야기였다. 괴물 작가(?)에게는 미지의 세계로부터 출현한 인간들이 뮤즈였던 셈이다 ㅡ 뮤즈의 종말은 비참했지만. 뮤즈라면 또 생각나는 가수는 보싸노바의 뮤즈란 별명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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