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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그것은 그것은

그는 기타 연주자였다. 지방 방송국의 기타리스트였는지 어느 이름모를 클럽의 얼굴없는 반주자였는지는 알지 못한다. 마지막 병상에서 그의 아내는 남편이 좋아하는 음식들의 요리법을 여기저기 메모했다. 광고전단의 뒷면에도 썼고, 백지에도 썼다. 얼룩진 사연도 있었고 찢어진 종이도 있었다. 그녀의 머리 속에서 그녀의 마음 속에서 남편을 위한 요리는 너무 쉬운 일이었다. 그것은 사랑 그것은 행복, 상상 속에서 간결하고 정성 가득하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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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머진 전부 상상

아래의 가릭 이고르 슈카체프의 경우도 그랬지만, 브라질, 쿠바/멕시코 등을 돌아 이스라엘, 이란, 알제리 등등으로 흘러가서 베리 사카로프, 달레르 나자로프, 모흐센 남주, 그러다 페랏 이마지겐(?)에 이르러 그들의 문자(카발리에 문자?)를 보면 거의 암호 같은 느낌에 맞딱뜨린다. 겨우 제목의 발음 내지 뜻이나 알면 다행, 아니면 그저 느낌만 있을 뿐이다. 얼마전 샌디에고서 음악에 상당한 조예를 지닌 분을 잠깐 만났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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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해버린 그것에 관한 약간의 자책 +

말할 수 없는 그것이란 제목으로 처음 쓴 것을 찾아보니 2010년의 일이다. ‘그것’이 무엇이냐고 내게 묻는다면 애초의 그것은 ‘시’였다. 참으로 말할 수 없는 그것이었고, 말하기 힘든 그것이었고, 형언하지 못해 형언하지 못할 괴로움을 내게 주는 글쓰기에 관한 이야기였다. 물론 그게 처음은 아니었고 나는 여태 시에 관한 시를 꽤 여러 편 썼다.  한참 예전에 장난처럼 쓴 누구…시온지…가 그랬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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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륨을 높여라, 카루소

그렇게 멀지 않은 나의 적막한 밸리 포지+, 일찍부터 움직여 차를 달렸다. 이제는 좀 쌀쌀한 날씨라 차창을 열고 운전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그리고 밸리 포지를 향한 나의 길은 그 영화 제목 같은 “침묵의 질주”는 아니다. 창문을 제법 열고 운전을 한다.(하이브리드 차량 운전자로서 아직 히터는 잘 켜지 않는다.) 그리고 음악을 듣는다. 지나가는 차나 정차시 옆에서 들으라고 차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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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것은 삶이고

얼마나 긴 시간이었을까 그것은 유구한 팰럼세스트palimpsest에 두 존재의 이야기를 더하고 고쳐 쓰는 일 ―― 결국 잠 이루지 못하고 일어나 화장실 불을 켜니 아슬아슬한 문틈에 쌀나방 두 마리 죽은 듯 잠들은 듯 꽁지를 맞대고 있다 어떤 것은 삶이고 또 어떤 것은 시늉이다     /2019. 11.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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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이 시간에…

우리들 모여 밤새 이야기 나눌 적엔 화장실 가는 것도 미안하였지 그 마음 한 조각 달아난 자리 여태 깨어나지 못한 어느 행성의 눈부신 아침 별빛의 끝까지 어둠의 끝까지 아스라히 달려 다시 그날 밤 어떤 미안함도 없이 밤새 또 밤새 이야기 나눌 우리들의 다음 이 시간   + 이 시를 처음 쓴 것은 2009년이었다. 생각은 물론 2000년까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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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에 관심 있으십니까…

하고 역전에서 누가 묻는다면 제일 좋은 퇴치법은 “스미마셍”이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아무튼… 내게 그렇게 물었던 청년들에겐 ‘스미마셍’한 일이지만 도에 관심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고 심지어 <물리학의 도>에도 꽤 관심이 컸던 시절이 있었다. 그저 잘 알지도 못하면서 물리학에 매혹된 것일 뿐이었지만. <코스모스>에서 시작된 관심은 프리초프 카프라에 이르러 좀 폭발적으로 되었고 베르너 하이젠베르크를 알게 되면서 더욱 매혹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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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 트로피칼리아

온종일 무슨 생각하며 지냈는지 잘 알 수가 없다. 약은 찾을 길 없는데 병은 그대로이니 무엇에도 정신을 집중할 수가 없었다. 잠깐씩 아프고, 쓰리고, 그리고 생각하면 한심하고 서글프다. 그러다 morena do mar를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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