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쥴리아, just to reach you

그녀가 붕대 감은  팔로 넘어지는 것을 보는 순간 마치 자기 몸이 당하는 고통처럼 느껴졌었다./1984년   스무살 즈음에 쥴리아 하면 떠오르는 몇몇 이미지들이 있었다. 제일 먼저 생각나는 것은 <1984년>에서 ‘청년반성동맹’의 상징인 진홍색 허리띠를 두른 채 텔레스크린 앞에서 윈스턴 스미스에 어떤 쪽지를 전해준 젊은 여자의 이름이다. 거기 적힌 짧은 문장을 본 순간은 그의 운명을 바꾸었고 그의 삶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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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설픈 나의 라떼

(21년만에 다시, “donovan, 그리고 행복“에 덧붙여.)   맛에 대해 거의 무지한 편이다. 그저 짠것 별로 좋아하지 않고 조미료 많이 들어간 음식 먹으면 구토증세가 있고, 일반적으로 알려진 혐오식품류(?)는 전혀 안먹는다는 것 정도. 커피를 상당히 좋아하지만 맛에 관해서 무뎌서 가리지 않고 잘 마신다. 커피믹스, 아메리카노, 연하게 탄 인스턴트 블랙커피, 베트남 커피, 게다가 상당히 달고 느끼한 베트남 커피믹스까지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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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랑하는 B

저들의 비행을 어찌 막을 것인가 지겹게도 모질게도 밤새도록 쏟아지네1)   A는 혈액형일 뿐이고 내 인생은 플랜 B도 만들 수 없는 형편이지만 지금까지의 삶에 있어 몇몇 B는 언제나 내 곁에 있어왔다. 예전처럼 ‘미쳐서’ 푹 빠진 것은 아니어도 쉬엄쉬엄 긴 길을 같이 간다고나 할까. 쉽사리 그 연결이 끊어지지는 않을 나의 B에 관한 이야기가 여기 있다. 모든 것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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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이 시간에……

<이작자 여인숙>에 썼던 마지막 글 2015. 9. 16. 13:38 (게시판 복원에 성공하여 ‘화이트룸’에 올렸던 마지막 글을 가져왔다)         더러는 햇빛처럼 더러는 빗물처럼 그 사이 사이 그대도 있다가 없다가 그랬다 …………………………………………. 놀았다 더운 물속에 쓰라린 상처처럼 바람 앞에 얼굴을 가리는 새처럼 결국은 아팠다 놀았으므로 지극히 쓰라렸다//허수경     최근에 있었던 몇몇 일은 일말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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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어나지 않은 일에 관한 증명

전망 좋은 방의 노래 : a theme for…   그게 정확히 언제부터였는지는 가물가물하다. 하지만 거의 십수년 동안, 내 詩로 채워져 있던 곳 ㅡ <이작자 여인숙>의 ‘전망 좋은 방’에는 늘 똑같은 노래가 흘러나왔다. 그 제목이 대단한 비밀은 아니지만 나는 그것을 말한 적이 없고 다른 방식으로 노래를 알린 적도 없다. 곡의 분위기와 품격은 전망 좋은 방을 위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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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사리 이야기

그 시를 썼던 게 1999년인지 2000년인지 모르겠 습니다. 찾아보면 확인할 수 있겠지만 아무튼 그 무렵이었습니다. 현재를, 심지어 미래까지도 어찌 못할 과거로 돌리며 이별을 이야기한 것이었지요. 생각해보니 그 시는 한 줄, 세  단어 정도로 줄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것은 전혀 시적인 문장이 아닌 구어체의 밋밋한 서술이거나 주체하기 힘들어 뱉어낸 억지일 뿐이지만 내가 속으로 말했던 것이라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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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랑콜리의 묘약

: 약을 잃고 약을 찾다   그들은 춤추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무엇을 축하해야 할지도 모르는 채 그들은 춤을 추었다. ㅡ 멜랑콜리의 묘약, 레이 브래드베리   그 책은 어느 약장에 꽂혀 있었을까요. 밤 늦도록 멜랑콜리의 묘약을 찾아 헤매었습니다. 이 책엔 발이 달렸는지 며칠 잊고 지내면 벌써 어느 구석에 처박혀 있는지 찾을 길이 없곤 합니다. 아니면 “마개뽑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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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운기는 어떻게 움직이는가?

: Pun에 관한 짧은 Pun   어떤 제한적인 의미에서 韻이라는 것은 일종의 고품격화된 pun이다. 많은 시인들이 제 나름대로 마음 속에 운을 띄워 보지만 그것을 제대로 부드럽게 풀어내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약간의 어폐가 있다고 하더라도 韻이 좋다면 그것은 아주 멋진 표현이 되거나 적어도 무난한 흐름은 된다. 나의 경우, 시를 쓰는데 있어 (별스레 그런 걸 찾지도 않았다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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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rdust

: 별을 들여다보다   위인전과 고전음악과 서가에 꽂힌 명작전집들에 괜스런 반감을 가졌던 어린 시절처럼 스탠다드 음악에 대해서도 비슷한 어리석음을 나는 오래도록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애써 관심을 갖지 않았던 것들도 몇몇 있기는 있었나 보다. 재즈, 특히 스탠다드 재즈가 그러하였고, Stardust란 제목(‘노래’가 아니라 ‘제목’이다)의 경우도 비슷하였다. 그리고 그것은 영어에 관해 잘 알지 못하는 내가 그 무슨 뜻인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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