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지금처럼 늦은 가을이었지 싶다. 20년쯤 전, 어느 날의 우울을 나는 기억한다. 심하게 가라앉았던 그날의 심정이 어째서인지 무엇 때문이었는지는 생각도 나질 않는다. 어쩌면 ‘오늘 같은 날’이었을 것이고, 다르지 않은 매일의 일이었을 것이다. 어느 시대에도 그 현대인은 절망한다던 이상의 말처럼 일상이 되어버린 절망 말이다. 마음 챙기는데 언제나 열심이었던 그녀는 내 가라앉은 심사를 위로하고자 작은 선물을 보낸다고 […]
[카테고리:] 다 녹은 초콜렛
바이 바이 미스터.리 ◎
때는 1957년, 제목도 mr. lee였다. i shot mr. lee라니 bobbettes의 터프한 노래를 장난삼아 자랑삼아 테마송처럼 한때 사용하였다. 때는 1999년, 또는 2000년…… i met my sweetie his name is mr. lee he’s the handsomest sweetie that you ever did see
그러나 잊혀질 그의 이름
(보내지 않은 글) quetzalcoatl입니다. 께짤꼬아뜰. 케찰코아틀. 어떻게 불러도 상관없어요. 께짤은 깃털, 꼬아뜰은 뱀. 그러니까 깃털달린 뱀, 날개달린 뱀이랍니다. 아주 먼 훗날, 희미하게나마 나를 기억한다면 그 단어를 생각하세요. 반은 인간 절반은 물고기였다던 중동의 오안네스나 잉카의 콘티키 비라코차 같은 이름이에요. 날개나 뱀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라 희생을 갈망하던 피의 전설이 아니라 누군가에게 무엇인가 전해주고 사라져버린, 언젠가 […]
쥴리아, just to reach you
그녀가 붕대 감은 팔로 넘어지는 것을 보는 순간 마치 자기 몸이 당하는 고통처럼 느껴졌었다./1984년 스무살 즈음에 쥴리아 하면 떠오르는 몇몇 이미지들이 있었다. 제일 먼저 생각나는 것은 <1984년>에서 ‘청년반성동맹’의 상징인 진홍색 허리띠를 두른 채 텔레스크린 앞에서 윈스턴 스미스에 어떤 쪽지를 전해준 젊은 여자의 이름이다. 거기 적힌 짧은 문장을 본 순간은 그의 운명을 바꾸었고 그의 삶을 […]
오키, 17년, 스타바운드 ◎
precious memories, how they linger how they ever flood my soul in the stillness of the midnight precious, sacred scenes unfold /precious memories, j.j. cale. 케일의 정규 앨범들은 거의 cd로만 가지고 있고 그 대부분은 20년쯤 전에 구입한 것들이다. #8 앨범은 국내판을 구입했는데 불행히도 reality가 빠져 있다. 하지만 파일들이 있으니 굳이 그것을 아쉬워 하지는 않는다. […]
아니되고 안될 것 같은
오늘은 하루키의 재즈 에세이를 꺼냈다가 잭 티가든에 관한 글을 끄적였습니다. 내가 받았을 때 이미 절판되었던 책이었기에 아마도 그것은 중고서적이었을 것입니다. 그저 십수년 전 아픈 마음과 함께 이 책이 왔다는 것만 알았을 뿐, 그림이 딱히 마음에 든다고 생각하지 않아서였는지 와다 마코토가 그린 표지의 듀크 엘링턴을 나는 자세히 본 적이 없었습니다. 책을 키보드 옆에 둔 채 검색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