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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on burned gold into our hair

8월 하고도 24일, 여름도 이제 거의 끝자락이고 우리들 셋의 생일도 모두 지나갔다. 늦은 밤과 새벽의 공기는 전에 없던 차가운 기운도 느껴진다. 핑크 플로이드도 그렇지만 언제부터인가 도어즈 노래도 그렇게 자주 듣진 않는다. 마음 속에서 지워진 것은 아닌데 감정적인 겨를(?)이 없다고나 할까. 서글픈 일이지만 이제는 내 나이가 그들 음악의 나이를 한참 뛰어넘은 까닭일지도 모르겠다.   it’s bette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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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taph

괜찮아 그냥 단어들일 뿐이야 물로 쓴……+   세상의 숱한 묘비명들 가운데 딱히 내 마음을 움직인 것은 없다. 킹 크림슨의 Epitaph처럼 Confusion이 내  Epitaph이 될 수도 없다. 존 키츠의 묘비명에 깊이 공감하였고, 묘비명은 아니었지만 “Ames Point”라는 이름이 붙은 표지석을 나는 기억한다. 눈물이 앞을 가렸던 2000년의 여름, 위스칸신의 위네바고 호수 제방 끝자락에서 인상적인 문구를 읽었으나 나는 제대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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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이 무엇인지요

수리수리 마하수리 수수리 사바하, 그게 만화책에서 봤던 마법사의 주문이 아니라 정구업진언이라는 것을 처음 알았을 적에는 그저 우스웠지요. 하지만 입으로 지은 업을 씻는 진언이라니 끝까지 웃을 일은 아니었지요. 생각해보면 수십년, 흐리멍텅한 업을 지니고 살아왔지요. 10대적부터 막연히 시를 쓰고자 했으나 내내 형편없는 것들만 그렸습니다. 아마도 수십곡, 20대 초반에는 노래도 지었지만 하나같이 어설픈 잡곡이었지요. 업이랍시고 편집일도 하고 조판일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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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이지 하고 싶지 않았던 이야기

: 와이어리스의 저주, 저주받은 와이어리스       작년 초가을쯤, 누군가 내 시집을 궁금해 했다. 나는 그걸 보여주고 싶지 않았고 그래서 그건 저주받은 시집이라고 말했다. 순전히 내 입장이라면 몇가지 다른 이유들을 갖다붙일 수도 있겠지만 그때 말한 것에는 두가지 이유가 있었다. 하나는 허술한 글들을 보여주고 싶지 않아서였고, 다른 하나는 정말이지 끊어져버릴까 우려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만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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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블루스, 서울 블루스

/hoagy carmichael, hong kong blues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우리의 어떤 시절과 비슷한 일이 일어나고 있다. 개인의 자유를 침해하는 일련의 정치적 흐름과 그것에 대한 반발이 다른 이유에서 다른 방식으로 일어났고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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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더 론리 피플

어릴 적에 출근하는 아버지 따라 시장통 골목 끝집에서 나와 재미없는 학교를 향해 길을 나서면 가게에서 라디오 소리가 들려왔다. 제목도 몰랐는 그 곡의 현악기 소리는 이상하게 마음을 긁고 지나가는 듯 했다. 4층에 살고 계시는 할머니는 모친이랑 연배가 많이 차이가 나지는 않은 것 같다. 언제나 같이 오고 가며 지내던 그분들 부부. 한번은 누군지 모르는 사람이 아파트 안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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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18

38년전 어떤 책을 읽었다…… 퍼센티지는 알지 못한다. 다만 사람들의 상당수가 그저 남들 눈치로 마스크를 쓴다. 줄곧 마스크의 무용성을 주장하던 친구도 별수없어 면마스크 하나 주머니속에 넣어다니고 있다. 어떤 곳에서는 사람들이 무차별적으로 죽어나간다. 또다른 이국의 길거리에서는 돌아다니는 사람들을 경찰이 몽둥이로 두들겨패고 심지어 발포도 한다. 확진자가 돌아다니면 소송을 통해 손해배상을 청구하거나 구속시키는 곳도 있다. 그 와중에 마음대로 돌아다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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