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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kie : 돌아가지 못한 밤

J. J. Cale, 1974.     케일은 이미 꿰고 있던 시절이었고, CD 앨범도 당연히 갖고 있던 때였다. 하지만 조빙의 몽롱한 브라질을 보고 들은 이래 내 마음은 온통 “질서와 진보”라는 구호가 새겨진 국기를 지닌 나라로 가 있었고, 오직 Garota de Ipanema가 내 곁을 채우고 있던 시절이었다. 그녀가 영국에서 잠깐 한국에 왔고 그때까지 두 사람 사이가 아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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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하지 못한 모든 시간

이름마저도 햇살 가득했던 그곳, 밀양. 열네살 즈음 라디오에서 존 덴버의 take me home country road를 듣고는 무척 좋아했다. 아홉살에 부산으로 전학 온 나는 낯선 환경에 잘 적응하지 못했고 유년기에서부터 내 생각은 안으로 안으로만 향했던 것 같다. 소니 카세트라디오와 학생애창365곡집에서 얼마나 많은 고향을 그렸는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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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시꽃 당신?

털달개비, 접시꽃 화분 전해주신 할아버지께서 예고없이 오셨다. ‘남묘호렌게쿄’를 믿는 분이신지라 모임에 발표할 글 때문이었다. 일하는 동안 주머니에서 주섬주섬, 접혀지고 구겨진 봉투 셋을 꺼내서 주셨다. 접힌 봉투마다에 불편한 손 떨리는 손으로 쓴 꽃이름들이 눈에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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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매드랜드 : see you down the road!

커브를 돌면 절벽이 나오는데 수백 마리의 제비 둥지가 절벽에 붙어 있었어. 온 사방으로 제비가 날면서 물에 비치는데 마치 내가 제비와 함께 나는 것만 같았지. 내 밑에도 있고 내 위에도 있고 내 주변 모든 곳에 있었어. 제비 새끼들이 부화하면서 알껍데기들이 둥지에서 떨어져 물에 둥둥 떠다녔어. 작고 하얀 껍질들 정말 멋있었어. 이제 충분하다고 느꼈어. /스웽키, 노매드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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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날 이면도로에 문 꼭 닫고 주차한 채 에어컨 빵빵하게 돌리고 있는 디젤 SUV. 공감하는 척 하는 능력 / 공감 능력. 폐. 저장(강박). 브라질 음악/리듬. 비니시우스 지 모라이스 시대의 브라질 아티스트들. 꿈비아, 케이준, 파두. 마야, 아즈텍, 잉카 시대의 삶과 전설과 역사. 보이지 않는 잉크로 쓴 텍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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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과 : 부서질만큼 상했다

사과한알이떨어졌다. 지구는부서질정도로아팠다. 최후. 이미여하한정신도발아하지아니한다. /최후, 이상   홍콩의 빈과일보가 강제로 폐간되었다. 알고보니 빈과일보의 사주는 “지오다노”를 창업한 사람이었다. 지오다노 하면 또 생각나는 것은 지금으로부터 21년쯤 전의 이맘때이다. 나는 동생과 남포동엘 가서 이런저런 구경도 하고 식사도 하고 그리고 지오다노에 들러 내 바지도 사고 그랬다. 색깔이며 모양새며 동생이 다 챙겨주었던 것이 광년의 시간처럼 아득하게도 느껴지고 엊그제 같기도 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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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의 이름

일로 해서 몇년간 알고 지낸 할아버지 한분이 두어달 전 사무실로 화분을 갖고 오셨다. 자신이 키우던 꽃의 줄기를 떼서 옮긴 것으로 귀한 꽃이라며 주셨다. 누군가가 원산지를 인도산이라며 주셨다는데 이름은 모르지만 석장짜리 꽃잎이 독특하다 하셨다. 떨리는 손 성치 못한 걸음으로 한손에 화분 들고 버스 타고 전해주신 노인의 마음을 생각하니 그 꽃이 어떠한들 이름이 무엇인들 감사히 소중히 키워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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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내 손에 : the beatles ballads

the beatles ballads 앨범에 대하여 쓴 글을 찾아보니 2017년 12월 29일이었다. 그걸 쓸 때만 해도 나는 앨범이 여전히 내 오래된 나무박스 세트 가운데 어느 하나 속에 잠들어 있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왜냐면 이사올 적에 그곳에 넣었고 이후로 한번도 꺼낸 적이 없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작년부터 lp 앨범 정리를 하다 찾아보니 두 앨범이 사라지고 없었다. 집에 인켈 오디오(그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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