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레논이나 밥 딜런에 대해 알고 싶은 만큼은 알고 있다. 그들이 언제 무엇을 했고 어떤 사생활을 가졌고 어떤 미발표곡이 있고…… 처럼 깨알같은 지식이 아니라 어떤 느낌에 관한 이야기다. 그들에겐 뮤즈가 되어준 아내들이 있었고 그들의 이름이 들어간, 내가 오래도록 좋아해온 두 노래가 있어 개인적인 느낌으로 비교를 해봤다. oh yoko!는 1971년 9월에 발매된 <imagine>의 마지막 트랙으로 수록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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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 k. b. ◎
얼마 전에 처음으로 본 사진 ㅡ 내게 청춘이 있었는지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한심하지만 주민등록증상의) 청춘 시절에 나를 매혹시켰던 어떤 이의 어릴 적 사진이다. 침팬지와 나란히 앉아서 즐거워 하는 모습이 이채롭다. 음악 보다는 사람 그 자체, 어이없이 무너져버린 정신과 삶이 그때는 어찌 그리도 마음을 끌었는지 모르겠다. 음악을 떠난 그는 칩거하며 그림을 그리고 간단한 가구들을 직접 […]
willow weep for me
오래 전이다. 텔레비젼에서 이 영화를 본 것은. 그리고 하나도 기억나지 않는다. 이 장면을 제외하고는.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이 대목조차도 기억나는 것은 전혀 없다. 다만 이 부분을 볼 때의 느낌을 여태 갖고 있었을 뿐이다. 그리고 며칠 전 다시 봤을 때도 꼭 그대로였다. 위핑 윌로우여서일까…… 윈스턴 스미스의 ‘황금의 나라’, ‘쥴리아 드림’, ‘튜더 롯지’, 그리고 ‘버드랜드의 자장가’와 […]
제목을 생각했으나 따로 붙이지 아니함.
내게 바람을 일으켜줘 더없이 조심스레 그리고 있는 힘껏 너의 숨결을 불어넣어줘 밀고 당기고 안아주지 않는다면 노래할 수 없는 몸 다시 한번 그 가슴에 내 가슴 붙여 실컷 울고 싶어 이슬이거나 숨죽인 천둥이거나 너의 박동을 나는 번역할 수 있지 숨결도 골라가며 네 손길 닿는대로 풀무질 하는대로 즐겁게 청승맞게 노래할 수 있지 내 안을 파고든 바람 ㅡㅡ […]
the trial of
앞에 있는 운전자의 창밖으로 나와 있는 손엔 담배가 들려 있었다. 신호를 기다리는 동안 담배를 다 피웠는지 담배를 부비더니 슬그머니 길바닥으로 떨어트렸다. 그리고 화단을 향해 가래를 뱉고 창문을 올리면 끝, 더 바랄 무엇이 있는지 백팔염주가 룸미러에 또아리를 틀고 있었다. 그의 차는 높고 깨끗하고 연기는 가슴에 남았다…… the man who wasn’t there ㅡ 자신이 저지른 일은 […]
雜音으로 내리는 비
레코드판을 따라 음악은 흘러간다. 추억 같은 흠집, 흠집 같은 추억이 잡음으로 돌아가고 있다. 낡고 오래된 복사판 레코드 위에 떨어지는 비, 레너드 코헨의 ‘Famous Blue Raincoat’이 흐르고 있다. 하지만 뮤즈는 죽은 지 오래, 잡음처럼 비가 내림을 나는 알고 있다. 낡은 필름 위에 내리는 비, 잡음처럼 내리는 비, 조잡스런 색채로 연출되는 비극 속에서 비는 내린다. 너는 누구인가, […]
학생 애창 365곡집
낡고 낡은 음악책입니다. 음… 세광출판사 1976년 판이네요. 값 700원. 내가 좋아하는 뱃노래도 있고, 알지 못하는 구노의 세레나데도 있습니다. 머나먼 이국땅의 우스쿠다라도 있고, 페르시아 시장의 꿈도 보입니다. 우아한 가곡과 세레나데가 흘러나오는 창문 앞을 지나면 라 쿠가라차의 행진도 있고, 라 스파뇨라의 애수도 있습니다. 재미있었던 ‘냉면’의 추억도 있고, 중학교때 즐겨 불렀던 밀밭에서도 있습니다.(밀밭에서 너와 내가 서로 만나면 키스를 […]
Mississippi River
: JJ. Cale을 따라 흥얼거리다 보시다시피 주어섬기기 어려운 그 참 쌍스런 이름이에요 아시다시피 무척이나 길고도 긴 강이라지요 늘 그랬다시피 흐린 날 황혼녘이면 더 그리운 얼굴 멀고 먼 이역 땅인들 무슨 상관인가요 스와니강이랑 요단강이랑+ 길 아닌 곳인들 어찌 잊고 가겠나요 짝을 이룬 글자들 마냥 비켜가고 돌아가도 쌍쌍이라니 그렇게 굽이굽이 따라 흐르렵니다 +김종삼
만회사념 : 파사낙와의 시대
(Chega de Saudade : No Tempo da Bossa Nova) 1. 파서의 꿈 地球는 吾人의 住居하는 世界니 亦 遊星의 一이라. ㅡ 서유견문, 유길준 ‘希罗多德희라다덕’이라는 희랍의 학자가 입버릇처럼 즐겨 말했듯이 “나로서는 잘 믿기지 않지만” 직경이 이만육천십리나 된다는 박처럼 둥글게 생긴 지구의 저 건너편에는 ‘南亚美利加남아미리가’라는 별유천지가 있어 巴西파서라는 나라가 있다. 南亚美利加에서도 그 영토가 가장 넓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