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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bers, 또는 나에 관해서 이야기할 때

불 꺼진 다리미라 쓸 곳이 전혀 없어 가만히 피릿대로 꺼진 재를 헤쳐 보네 /금오신화 이생규장전, 김시습   마이크 올드필드를 처음 들었을 때는 충격이었다. 희로애락이 그대로 담긴 듯한 튜뷸러 벨즈의 어떤 부분에 빠져들었고, 초기의 세 앨범에 대해서도 비슷하니 그랬다. 이후의 몇몇 소품들도 나름 괜찮았지만 더이상의 새로움을 찾기는 힘들었다. 그의 음악적 여정은 누구도 시도한 적 없는 도전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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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에의 고별

그간 별고 없으신지요. 이별 작별 헤아리다 반쪽이 되어 별꼴 다 보였지요. 별빛에 물든 밤같이 까만 눈동자가 어둠 속에 잦아드네요. 별안간 그리움에 하늘 돌아보네요. 청천 하늘에는 잔별도 많았더라. 저무는 바닷가엔 석별도 많다더라. 전별 송별 다 보내고 결별 고별 지웠지요. 별의 별별 모두 떠난 자리 홀로 채워가며 기별 하나 빛날 날만 기다리지요. 지은이도 모르는 별, 어디 별뜻이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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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그때 나는 기공식장을 서성이고 있었어요. 흠흠… 지겹고 졸리우는 알파 파형의 무조 팡파레를 기다렸는데… 어딨더라 불연속 문양으로부터 둘, 셋, 다섯, 일곱 나비가 쏟아져 날아가기 시작합니다. 노랑나비는 까만나비, 호랑나비는 흑백나비, 1 아니면 자신뿐인 외로운 숫자들입니다. 그것 참 몇마리 뿐인 것 같은데 한량없이 이어집니다. 흘흘… 그때 누군가 마구 흔들어 나를 깨웠습니다. ㅡ 아니 이제 꿈꿀 시간이래요, 미스터 M.C.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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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방울로 걸다 '

띄엄띄엄 외우지도 못할 긴 번호입니다. 벽지 구석마다 얼룩이 잦아들면 빗방울 소리가 나를 대신합니다. 부엌 창틀에 빗물이 부딪히는 소리가 다르고, 팬 아스팔트에 떨어지는 빗방울이 다릅니다. 띄엄띄엄 알지 못할 긴 번호를 눌러 봅니다. 낮은 구름장이 붉은 빛을 띤 새벽, 발신음도 들리지 않았는데 급한 걸음들이 달려갑니다. 추적추적 떨어지는 그 소리는 늘 틀림없는 번호로 이어집니다. 계란 껍질 가지런히 둘러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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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펙트 데이

그 사이 몇 개의 빈 칸이 질러져 있었을까 상그리아 홀짝대던 공원의 꿈을 깨고 퍼펙트와 데이 사이에 무엇인가 빠져버린 날 무비 스타도 은막의 제왕도 부러울 것 없는 있는 그대로 없는 그대로 하지만 빈센트 퍼니어의 달콤했던 침대는 전무후무였고 너와 나 사이에서 내가 빠져버린 날 슬픔이여 좋은 아침 화창한 날의 햇살 온종일 소리로 채워보려 하지만 끝없이 갈라지는 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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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들의 운명

피치 못할 운명이 만들어낸 어떤 방이 있었다. 세상 많은 사람들이 갖고 있거나 잃어버렸을 크게 다르지 않은 방이다. 애초에 책장이가 없던 그곳에 어느 날 나는 책을 가져다 둘 마음을 내었다. 그리고 책장을 마련하면 무슨 책들을 꽂을지 생각을 좀 했다. 전공이라는 말은 전혀 의미가 없을 정도, 나는 철학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고 관심도 별로 없었다. 철학적인 것을 싫어한다기보다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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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요없는) 번역

가끔 “지금 이 기분”을 대신할만한 노랠 생각하는데 실없이 시간을 보내곤 한다. 오늘도 숱한 후보들이 있었으나 모두 사라졌고 뜨라두지르-씨 traduzir-se가 귀에 들어왔다. 이것이었다. 이 노래의 가사가 페헤이라 굴라르의 시에서 왔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나는 이 복잡하게 생겨먹은 단어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몰랐다. 굴라르의 이름을 처음 알게 된 것은 비니시우스 지 모라이스 다큐멘터리를 통해서였으나 번역 자막이 없었던 까닭에 그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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