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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censeur pour

가끔씩 생각나는 한줄들, 어떤 때는 잇사가 위로가 된다. 바쇼에 비해 질곡의 삶을 살았건만, 그래서 가끔 꺾이기도 했지만 그는 오직 그것을 견뎌내며 한줄을 쓰는 것으로 일관했었나 보다. 잇사를 생각하면 하찮은 내 인생의 괴로움이라는 것은 참 아무 것도 아닌 것일지도 모르겠다. 작년 1월 어느 날의 소감을 뒤돌아보며./2017. 6. 15.   월요일부터 얼어붙었던 수돗물은 금요일 사무실 나오니 풀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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九點煙구점연에 갇히어

누군가? 나의 서러운 한 권의 시집을 소중히 읽어 벌레 먹지 않게 할 이. /이하   휴관을 앞둔 도서관에 책을 반납해야 할 마감일이다. 삼국유사를 편역한 두 책은 끝까지 다 읽지 못했음에도 그다지 미련도 아쉬움도 없지만 이하 시집을 돌려보내려니 좀 허전하였다. 그래서 눈에 들어오는대로 몇 페이지 카피를 하다 그것도 마땅찮아 찾아봤더니 구할 수 있는 책이라 바로 주문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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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오래된 시론

그저께 빌려왔던 책, 사흘 동안 안고 산 것은 아니지만 머리 속에선 내내 그랬다. 처음 펼쳤을 때는 모처럼 읽을거리 많은 책을 만난 것 같아 좀 들떴나 보다. 저자, 또는 편역자에 대한 느낌은 아주 조금 달라졌지만 배울 것이 많은 책이어서 그저 감지덕지일 따름이다.  그분의 지지자는 아닐지 몰라도 다른 책들도 빠짐없이 읽고 싶어질만큼. 서두에 있던 박지원의 인용부터가 인상적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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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 몇 개 안아들고

여섯 시가 되자마자 도서관으로 향했다 라면 몇 개라도 챙겨야 했던 전운 감도는 시대의 소시민인양 도서관이 휴관한다는 문자에 우습게도 애가 닳았나 보다 꽤 두꺼운 시집 세 권에 다른 책 두 권을 보태어 대출 권수를 채웠다 생각지도 못한 분의 생각지도 못한 글이 나름 반가웠다 그리고 페이지마다 오래된 새로움이 가득하였다 “경운기는 어떻게 움직이는가“를 쓰던 시절처럼 숨을 곳 없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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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엄마와 너댓살 되어보이는 아이가 여름 같은 봄날의 오후에 놀고 있었다. 어느 순간엔가 처음 본 그 두 사람이 동시에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나는 별 생각없이 눈이  마주쳤는데 다시 보니 아이가 갖고 놀던 공이 플라스틱으로 만든 그늘막 위로 올라가버린 것이었다. 너무 높아 꺼내기도 곤란한. 나즈막한 언덕으로 되어 있는 뒷쪽으로 돌아서 가봤으나 나무가 빼곡히들 자라 있어 비집고 들어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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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집 앞

사무실 오는 길에 세탁소에 들러 옷 두개 드라이 맡겼다. 아파트 바로 위에 세탁소가 있어도 굳이 옷을 들고 이곳까지 온다. 할머니와 둘이서 사는 이분께 어떤 사연이 있는지 모르고 최근에 할머니가 안보이는 날이 많지만 물어볼 수는 없다. 그저 인사나 하고 아무 때나 천천히 찾으면 된다고 재촉하지 않을 뿐이다. 몇몇 가게가 잇달아 폐업을 했던 자리에 들어선 빨래방 앞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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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결하지 못한 에러

사흘 정도 홈피가 계속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어제는 그 절정인 듯, 거의 온종일 작동이 되지 않았다. 서버를 이용하는 것은 아무 문제가 없었지만 유독 워드프레스만 먹통이었다. 현재 원인으로 추측되는 세가지는 1. 케이보드 게시판의 문제 2. 게시판 자료가 포함된 데이터베이스의 문제 3. 워드프레스 현재 버전의 문제(설치때 지나치게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것이 좀 이상했다) 4. 바이러스 다. 게시판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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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제엽서

이제 와서 생각해보면 postcard에 비해 이름도 얼마나 분위기 있었던가 ㅡ 문자 메시지와 sns가 없던 옛 시절에는 엽서가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그걸로 응모도 했고 모임도 알렸고 노래도 신청했고 안부도 물었다. 누가 본다고 한들 그대 아니면 의미없노라던 그 나이브한 방식은 또 얼마나 의미있는 것이었던가. 편지나 엽서나 오고 가는 속도는 다를 바가 없었지만 엽서에는 난데없는 청춘의 냄새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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零落

꽃 榮 즐길 樂 하릴없이 쓸려나가 영락이런가 한때 봄꿈 속의 영락없는 그 꽃   “수고 많으십니다.” “큰 일거리가 생겼습니다.” 웃음으로 대답하는 경비아저씨는 아스팔트를 뒤덮은 꽃잎들을 향해 부지런히 비질을 하고 계신다. 한창이던 벚꽃이건만 연이틀 세찬 빗줄기를 만났으니 흙탕물까지 보태어 바닥에 널브러진 모양새가 참담하다. 연분홍빛 봄꿈을 전해주던 그 여린 꽃잎들은 하루아침에 쓸려나가야 할 쓰레기가 되었으니 떨어질 零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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