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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이지 하고 싶지 않았던 이야기

: 와이어리스의 저주, 저주받은 와이어리스       작년 초가을쯤, 누군가 내 시집을 궁금해 했다. 나는 그걸 보여주고 싶지 않았고 그래서 그건 저주받은 시집이라고 말했다. 순전히 내 입장이라면 몇가지 다른 이유들을 갖다붙일 수도 있겠지만 그때 말한 것에는 두가지 이유가 있었다. 하나는 허술한 글들을 보여주고 싶지 않아서였고, 다른 하나는 정말이지 끊어져버릴까 우려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만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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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 스윗 페퍼 랜드

중고등학교 시절의 마이 스윗 페퍼 랜드라면 오직 하나밖에 없었다. 하지만 수십년의 시간 뒤에는 많이 달라졌다. 유튜브에서 향신료가 너무 많이 사용된 듯한 이란의 어느 노래를 들었을 적에 그 배경에 있는 어떤 얼굴이 몹시도 인상적이었고 그것은 실크로드의 끝자락에서 보았던 여인을 생각나게 했다. 나는 누군지 모를 그 얼굴의 주인공을 용케도 찾아내었는데 그녀는 그 전에 보았던 <패터슨>의 여주인공이었던 골쉬프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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쏟아지는

처음 브라질 음악을 듣고 혹해 포르투갈어 제목들의 뜻을 찾아 헤매일 적에 가장 눈에 들어온 단어는 saudade였다. 브라질과 포르투갈에서 카보베르데까지, 파두와 쌈바, 보싸노바와 모르나까지 포르투갈-브라질만의 정서를 정확히 이해하기는 쉬운 일이 아니겠지만 나는 그것이 그리움과 매우 비슷한 것이라 생각했다. minha namorada, 나의 연인을 향한 또는 특정한 장소나 시간 또는 그 모든 것이 함께 했던 순간을 향한. 그리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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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과 나의

그다지 즐겁지는 않은 그저 그런 길, 매일 지나치는 오래된 세탁소 무슨 사연인지 주인 아저씨와 그분 할머니만 계시는 듯합니다 일주일에 서너번, 할머니는 가게에 나와 앉아 거리를 바라보십니다 언제부터 그랬는지는 기억도 나지 않지만 눈 마주치면 나는 그분들과 늘 인사를 나눕니다 딱히 즐거울 것도 없는 길 하지만 할머니께 인사드릴 적에는 늘 웃습니다 걸음도 건강도 이제는 편치만은 않으신 할머니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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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은이에요

“재즈를 좋아하시나봐요.” 책상 위에 읽으려고 둔 몇 권과 도서관서 빌려온 책들이 쌓여 있었지요. 그냥 잘 알지 못해 읽고 있습니다. “이 책은 어려운 책인데요.” 너가 어찌 이런 책을 읽느냐는 뉘앙스가 풍겼지만 그저 몇 페이지를 보려고 빌렸고 읽기가 힘들다고 했지요. 사실이 그랬지요. 몇년을 두고 있었지만 세권짜리 그 책을 아직 반의 반도 읽지 못했죠. 어찌 좀 낯선가요, 찬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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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깔론, 그레이의 수많은 그림자

내가 좌파냐 우파냐, 또는 내가 진보냐 보수냐에 대해서 확정하는 것을 그리 의미있게 생각하지 않는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나는 회색주의자다. 여기서 회색이란 이들 이데올로기의 스펙트럼을 섞은 중간의 색으로서의 회색이 아니라 경우에 따라 또는 현재의 상황에 따라, 또는 어떤 특정한 사안에 따라, 그 모든 것들에서 내 색을 찾을 수 있고 달리 할 수 있다고 믿는다. 다색주의자, 또는 ‘그레이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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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ivate folk psych

어떤 때는 울기도 했다. 어떤 때는 어딘지 모르는 먼 나라의 십자로를 걸었다. /이상     우연히 들여다본 hwabian 1의 페이지는 오래도록 잊어버린 “페어리 테일”의 느낌이다. ‘동화’와는 조금 다른. 내게는 향수어린 세계, 닿지 못할 무엇인가에 대한 끊임없는 동경이 지금은 좀 다른 곳을 향해 더 많은 관심을 가졌다고 해도 포크 음악을 잊어버린 적은 없었으니 더욱 그랬다. 하지만 그곳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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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tching the watchers

돌아가고 있다고도 할 수 있겠지만 그냥 돌아가는 것은 아니다. 허울좋은 명분을 미스릴의 갑옷인양 여전히 걸쳐입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는 그 빛나는 갑옷 너머를 볼 수 있어야 하며, 그것을 도와주는 것이 감시자들이다. 하지만 그들이 설 수 있는 자리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그리고 상당수 감시자들의 역할 또한 교묘하게 변화되고 있음 또한 분명하다. 감시해야 할 대상을 감시하는 것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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