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손에 불타는 석탄을 쥐고 마구 던지려 했다. 밤새 손바닥이 아려왔다. 알다시피 그게 아니라…… 그리고 때늦은 소식처럼 허수경의 책이 왔다. 그녀에 대한 생각은 꽤 양면적이지만 시에 관해서라면 독보적인 세계를 지닌 그녀다. 그녀가 세상을 떠났을 때 From her to eternity란 제목으로 글을 끄적였다. 그리고 며칠 전 피란델로 책을 구하다 그녀의 흔적을 찾게 되었다. 가기 전에 쓰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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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시를 쓴다는 꿈
시몬 베드로가 올라가서 그물을 육지에 끌어 올리니 가득히 찬 큰 물고기가 백쉰세 마리라 이같이 많으나 그물이 찢어지지 아니하였더라 /요한복음 21-11 이창기의 <모나미 볼펜처럼>에 마음 갔었지만 모나미 볼펜을 좋아한 적은 없다 펜대는 너무 가늘고 0.7mm의 볼은 꾹꾹 누르지 않으면 필기도 잘 되지 않는다 게다가 몹시도 사무적이고 관공서적인 그 느낌이라니
(경) 디비아스키 에이지 (축)
에베레스트산만한 거대한 혜성이 지구로 날아오는 게 좋은 게 아니잖아요? 우리끼리 그런 최소한의 합의도 못 하고 처앉았으면! 대체 정신머리가 어떻게 된 거예요? 아니, 서로 대화가 되기는 해요? 어디가 망가진 거예요? 어떻게 고치죠? /돈 룩 업, 랜달 민디 교수 북미의 평은 그리 좋지 못했지만 국내는 달랐던 것 같고, 우울한 결말임에도 나는 꽤 마음에 들었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
다행히 염려할 수 있는 하루
아버지가 2주 동안 혈압약을 드시지 않고 계셨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은 며칠 전, 병원 진료결과를 보고 왔던 저녁이었다. 나는 화가 치밀어서 소리도 좀 질렀나 보다. 6학년때 아버지께 알파벳과 기초영어를 배웠다. 어느날 펜맨쉽을 사오신 아버지는 그걸 하루만에 다 쓰라고 하셨다. 내게 그건 너무 많은 양이었고 나는 그것을 결코 다 쓸 수 없을 것 같아 몰래 몇장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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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날 이면도로에 문 꼭 닫고 주차한 채 에어컨 빵빵하게 돌리고 있는 디젤 SUV. 공감하는 척 하는 능력 / 공감 능력. 폐. 저장(강박). 브라질 음악/리듬. 비니시우스 지 모라이스 시대의 브라질 아티스트들. 꿈비아, 케이준, 파두. 마야, 아즈텍, 잉카 시대의 삶과 전설과 역사. 보이지 않는 잉크로 쓴 텍스트.
빈과 : 부서질만큼 상했다
사과한알이떨어졌다. 지구는부서질정도로아팠다. 최후. 이미여하한정신도발아하지아니한다. /최후, 이상 홍콩의 빈과일보가 강제로 폐간되었다. 알고보니 빈과일보의 사주는 “지오다노”를 창업한 사람이었다. 지오다노 하면 또 생각나는 것은 지금으로부터 21년쯤 전의 이맘때이다. 나는 동생과 남포동엘 가서 이런저런 구경도 하고 식사도 하고 그리고 지오다노에 들러 내 바지도 사고 그랬다. 색깔이며 모양새며 동생이 다 챙겨주었던 것이 광년의 시간처럼 아득하게도 느껴지고 엊그제 같기도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