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늦가을 베르가못 꽃씨를 구해 두 개의 종이컵에 심었었다. 철이 맞지 않은 것은 알았으나 집안이어서 괜찮으리라 생각했다. 베르가못은 내가 제일 좋아하는 향이다. 어릴 적에 어쩌다 마셔봤던 홍차 ― 한참 뒤에야 어느 세심한 손길을 통해 알게 된 그 이름 얼 그레이 때문인지 베르가못은 향수와 그리움을 불러일으킨다. 금세 자랄 줄 알았지만 정말 깨알 같은 새싹들은 몹시도 더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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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씨앗”에 관한 부연
내가 쓴 시에 대해 구구절절 설명하거나 사설 늘어놓는 걸 좋아하지 않는데 이 시에 대해선 조금 다른 방식으로 시도를 해보았다. 우연히 구글 바드 테스트하다 카카오 씨앗의 초기 버전을 올렸더니 시라고도 하지 않았고 해석을 부탁하지도 않았는데(심지어 제목도 빠트렸다) 시로 이해하고 나름의 설명을 하였다. 맞는 것도 있고 틀린 것도 있는데 우선 AI의 해설을 살펴보고 내 이야기를 덧붙일까 한다. […]
존 레넌, 하이쿠, 궁금한 너의 창가
다만 그 그늘에 놀며 풍우에 쉬 찢겨짐을 사랑할 뿐이로다. /마츠오 바쇼 존 레넌에 대해 생각할 때 나는 밥 딜런 보다는 그 사람을 훨씬 좋아한다고 느낀다. 음악에 국한해서라면 (그의 노래들이 내 마음속에 언제나 남아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늘의 나는 존 레넌보다 딜런을 더 즐겨 듣는 편이라 할 수 있지만 사람에 대한 생각은 한참 다르다. 오늘은 오노 […]
Gee whiz, I’m……
몇해만에 <스타맨 Starman>을 다시 봤다. 1984년의 SF영화는 더욱 촌스러웠다. <브라질>(1985)이나 <블레이드 러너>(1982)와 비교하면 더 그런 느낌이다. 제프 브리지스를 꽤 좋아하지만 이 영화에서의 외계인 연기는 (인간으로의 적응 과정이라지만) 안드로이드 로봇처럼 행동하는 것이 좀 어색해 보였다. 차라리 표정 없는 ‘스타맨’ 데이빗 보위가 더 나았을지도 모르겠다. 많은 것들이 소박했던 시절에 대한 그리움인지 허술한 느낌이 드는 이 영화가 묘하게도 […]
그 밤의 이야기, 미장아빔(Mise en Avyme)
그것은 코엘료의 어설픈 우화에 대한 글쓰기에서 시작되었다. “꿈을 꾼 두 사람의 이야기”가 <천일야화>의 어디에 나오고 보르헤스와 어느 정도 차이가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서 여기저기 책을 뒤졌다. 그것은 351번째 밤이 아니라 범우사 버턴판 기준으로 그것은 352번째 밤의 이야기였다.
Translucent
사라레, 마노키, 카넬레, 자바 에나외네 나웨, 야와나와 아라라, 갈리비, 수루이, 주마 유자, 카임베, 포야나와, 푸라 카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