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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데

그런 넉달 그런 4년 그런 20년……. 지나서 지나가다 찔 러보는 것도 아니고 뭔데 먼데 있는줄 알았는데 눈앞이었다는 것 슬 그머니 알려줘서 어떡하라는 건데 행복한지 힘겨운지 그리운지 괴로운지 어떤 사연 숨어 있는지 차마 물어볼 수 없어 마냥 기다렸는데 남아 있는 나날 돌아 보면서 행복한지 힘겨운지 그리운지 괴로운지 안절부절 생각하는데 다시 한번 상처주길 기다리는지 다시 한번 상처받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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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e whiz, I’m……

몇해만에 <스타맨 Starman>을 다시 봤다. 1984년의 SF영화는 더욱 촌스러웠다. <브라질>(1985)이나 <블레이드 러너>(1982)와 비교하면 더 그런 느낌이다. 제프 브리지스를 꽤 좋아하지만 이 영화에서의 외계인 연기는 (인간으로의 적응 과정이라지만) 안드로이드 로봇처럼 행동하는 것이 좀 어색해 보였다. 차라리 표정 없는 ‘스타맨’ 데이빗 보위가 더 나았을지도 모르겠다. 많은 것들이 소박했던 시절에 대한 그리움인지 허술한 느낌이 드는 이 영화가 묘하게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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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밤의 이야기, 미장아빔(Mise en Avyme)

그것은 코엘료의 어설픈 우화에 대한 글쓰기에서 시작되었다. “꿈을 꾼 두 사람의 이야기”가 <천일야화>의 어디에 나오고 보르헤스와 어느 정도 차이가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서 여기저기 책을 뒤졌다. 그것은 351번째 밤이 아니라 범우사 버턴판 기준으로 그것은 352번째 밤의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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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 다녀오는 길

어제 하루 다시 겨울로 돌아간 것 같더니 오늘은 날이 풀리었다. 본래도 약한데다 한동안 피하기만 하다 뒤늦게 찾은 치과에서는 고칠 일도 많아 일주일에 한 두번 치료를 하게 되었다. 공교롭게도 소개받은 치과가 어린 시절의 학교 근처여서 걸어서 갈 때마다 감회가 있었다. 이제는 모두 다른 건물에 다른 간판이 들어섰지만 가는 길엔 ‘대원호텔’+이 있었고 전교 부회장을 하던 예쁘장한 여학생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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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프카

거기 온갖 현학적인 추론과 해설을 갖다붙여봤자 그건 본질을 흐리고 생각을 어렵게 만드는 지방덩어리일 뿐이다. 무슨 잘못을 저잘렀는지도 모른 채 당해버린 K의 소송, 그게 무엇인지 자명하니 그는 ‘안개화법’으로 흐려놓았다. 소송에서 이길 방법은 없으나 자신만의 방식으로 싸울 수는 있다. 삶은 무슨 잘못을 저질렀는지도 알지 못한 채 당해버린 소송이다. Entwurf는 그럴 듯한 허사일지도 모를 일, 중국 마술상자처럼 열어나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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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천

아흔 아홉 구비 깎아 강릉 가는 새로 낸 길 일곱 개 터널 뚫은 휴게소 화장실 정원 구석에서 슬픈 듯 기쁜 듯 그렇게 만났다 /남천, 시냇물   창녕 집에 작게 프린트한 시 두편이 있다. 하나는 구절초, 그리고 다른 하나는 괴이한 제목에 몇줄 되지 않는 내 시다. 집에서 볼 적에 마당 왼편에는 구절초가 여기저기 피어 있고 햇빛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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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의 공동운명

우리는 승리를 얻을 수도 있고 재앙을 겪을 수도 있지만, 그 두 가지 허깨비를 똑같이 취급해야 해요.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지난 금요일이었다. 모처럼 친구와 점심을 먹었다. 이 친구와의 식사에 있어 나는 선택권을 전혀 갖지도 않고 사용하지도 않는다. 그가 음식점을 잘 아는데다 잘 아는 그를 배려하는 차원에서 그랬다. 어제는 초량의 중국집과 송도의 어떤 식당을 내게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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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day the music died

1980년 12월, 존 레넌이 세상을 떠났을 때의 Times 커버를 아직 기억한다. 거기에는 그의 초상화와 함께 “When the music died”라는 제목이 붙어 있었다. 하지만 그 표현은 예전에도 여러번 붙은 적이 있다. 가사만 봐도 그렇다. 버디 할리와 리치 발렌스가 죽은 1959년의 비행기 사고를 “The day the music died”라고 표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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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괴자들

그레이엄 그린을 조금 좋아한다. 고3 시절 수험생으로서의 공부를 하나도 하지 않던 상태에서 읽었던 책 가운데 하나, <제3의 사나이>에 대한 당시의 매혹 때문이기도 하다. 나는 그 소설을 읽는 내내 주인공 마틴즈처럼 가슴이 뛰었던 것을 기억한다. 문학상에 어울리는 작가는 아닐지 모르지만 심오하진 않더라도 한편의 멋진 영화(오손 웰즈가 나온 <제3의 사나이>처럼!) 같은 느낌이었다. 그리고 요즘은 그의 두툼한 단편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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