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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 빌린 시집 外

프로스트 시집을 빌려 오려 했는데 알고보니 ‘미국 대표시선’으로 지은이는 ‘프로스트 外…’였습니다. 초겨울의 공원 벤치에서 잠시 책을 펼쳤는데 포우가 나와서 금세 알 수 있었습니다. 늘 列의 外인 사람이다 보니 外는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나 봅니다. 하지만 좀 더 읽어보니 순간의 실망보다는 처음 보는 이름들이 눈에 띄었습니다. 월러스 스티븐즈는 선시 같은 느낌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이해하기 쉽지 않은 에즈라 파운드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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雜音으로 내리는 비

레코드판을 따라 음악은 흘러간다. 추억 같은 흠집, 흠집 같은 추억이 잡음으로 돌아가고 있다. 낡고 오래된 복사판 레코드 위에 떨어지는 비, 레너드 코헨의 ‘Famous Blue Raincoat’이 흐르고 있다. 하지만 뮤즈는 죽은 지 오래, 잡음처럼 비가 내림을 나는 알고 있다. 낡은 필름 위에 내리는 비, 잡음처럼 내리는 비, 조잡스런 색채로 연출되는 비극 속에서 비는 내린다. 너는 누구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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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의 강

미시시피 리버만 강이라더냐 나의 살던 고향에도 강물은 흘렀다네 눈 감으면 떠오르는 고향의 강 산을 끼고 꾸불꾸불 고향의 강+ 세상에서 제일 넓은 강인 줄 알았고 제일 깊은 강인 줄 알았고 그 위에 걸린 볼품없는 다리가 금문교만큼이나 자랑스러웠습니다 정월에 보름이면 강 건너 마을에도 깡통불이 피어올랐어요 천둥치는 날이면 이무기 강철이가 강둑을 흔들어대었지요 어머니 젊은 날엔 세상에서 제일 멋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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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애창 365곡집

낡고 낡은 음악책입니다. 음… 세광출판사 1976년 판이네요. 값 700원. 내가 좋아하는 뱃노래도 있고, 알지 못하는 구노의 세레나데도 있습니다. 머나먼 이국땅의 우스쿠다라도 있고, 페르시아 시장의 꿈도 보입니다. 우아한 가곡과 세레나데가 흘러나오는 창문 앞을 지나면 라 쿠가라차의 행진도 있고, 라 스파뇨라의 애수도 있습니다. 재미있었던 ‘냉면’의 추억도 있고, 중학교때 즐겨 불렀던 밀밭에서도 있습니다.(밀밭에서 너와 내가 서로 만나면 키스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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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ssissippi River

: JJ. Cale을 따라 흥얼거리다   보시다시피 주어섬기기 어려운 그 참 쌍스런 이름이에요 아시다시피 무척이나 길고도 긴 강이라지요 늘 그랬다시피 흐린 날 황혼녘이면 더 그리운 얼굴 멀고 먼 이역 땅인들 무슨 상관인가요 스와니강이랑 요단강이랑+ 길 아닌 곳인들 어찌 잊고 가겠나요 짝을 이룬 글자들 마냥 비켜가고 돌아가도 쌍쌍이라니 그렇게 굽이굽이 따라 흐르렵니다     +김종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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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빠니마

무슨 잘못 있었을까 태양이 구릿빛으로 타오를 때 오가던 눈빛일랑은 모랫벌만큼이나 길기도 했네 젊은 살결이 태양을 빛나게 할 때 나직한 한숨 소리 속절없이 모래알로 흩어지기도 했네 깜빡깜빡 눈길 속에 길이라도 있던지 깨알같은 사연으로 쏟아지던 이빠니마 어딘 줄도 모른 채 걸어보던 이빠니마 바람이 쓸어가고 파도가 훔쳤는데 비가 씻어내고 또 내가 지웠는데 모랫벌 발길로 가득할 날 기약하며 몰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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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찍는 사진관

노랑 저고리에 하늘빛 치마 그리운 얼굴 거기 있었지요 할미꽃 꺾어들고 봄노래 부르던 아련한 추억도 거기 있었지요 눈감으면 더 가까운 그리운 그곳 동쪽으로 5리, 남쪽으로 5리 서쪽으로 5리만 가면 되었지요 일곱빛깔 무지개 너머 일곱글자 파아란 글자 꿈을 찍는 사진관이 거기 있었지요 새하얀 창문에 새하얀 지붕 꿈을 찍는 사진관이 거기 있었지요 불도 안 켠 그 방이 어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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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혼에서 새벽까지

이제 떠날 시간이야. 척박한 나스카의 평원을 혼자 지나왔어. 나그네를 평안케 하는 버섯을 얻어왔지. 외로운 가슴마다 엘도라도의 빛을 주는 환영을 만나고 왔지. 꽃수 자수 긴치마에 검은 머리 여인이 태양의 처녀인양 춤을 추었어. 아카풀코에서 티후아나까지 안데스의 나비처럼 훨훨 날아올랐어. 몹시도 귀에 익은 그 노래, 플라멩코 가락 따라 반도네온의 아련한 소리가 돈 후안의 약초처럼 내 가슴에 불을 붙이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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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가 육지라면

어이야 읊어보자 라면땅이 그 어디뇨 한발 외발 뛰지 말고 노랫가락 불러보자 당신과 나 사이에 저 바다가 없었다면 라면땅 노래 불러 너도 찾고 나도 살자 콩 심은 데 콩라면 열 받아서 열라면 죄가 많아 신라면 놀란 가슴 쇼킹면 심심하면 설렁탕면 술이라면 사발면 일도양단 우유라면 짜증나서 짜장면 알곰삼삼 맛보면 잘나가는 맵시라면 전라면 버섯라면 제비 찾는 카레라면 겁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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