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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임즈 포인트, 1999에서 2024까지

  호수 사이로 이어진 길의 끝에는 표지석이 있었고, 동판에는 “에임즈 포인트”라는 단어가 큼직하게 새겨져 있었다. 호수는 1999년 12월에 잠시 들렀으나 에임즈 포인트까지 간 것은 다음 해 여름 걸어서였다. 이상하게도 표지석 제일 첫줄에 적힌 문장이 내 마음을 떠나지 않았다. 영영 되살리지 못할 기억인양 가물가물했으나 나는 꼭 알아내고 싶었다. 하지만 2000년 여름에 찍었던 사진조차도 글자를 읽을 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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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집 앞 : Ask me why

재개발 플래카드로 어수선한 아파트 위쪽 입구 오른편에는 작은 편의점이 있고, 한 칸 건너 아담한 가정집이 하나 있다. 예전에는 이 동네 전체가 한적한 주택가였으나 이제는 주변에 원룸 빌딩이 너무 많이 들어서서 좀 삭막한 분위기다. 그래서 몇해 전 그 집을 새로 단장하는 것을 보면서 나는 좀 위태로운 느낌이 없지 않았다. 너무 당연한 것이 너무 낯설어져버린 아이러니를 보여주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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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이 아닙니다

부슬부슬 이른 봄비 동네 담벼락에 매트리스 하나 덩그러니 기대어져 있다 어느 누구의 잠자리였을지 어쩌면 멀쩡한 듯 어쩌면 다 삭은 듯 매일 오가는 부식가게 한 귀퉁이에 바나나 한 송이 검게 물들어 있다 스스로 自 그럴 然 누구에게도 읽히지 못한 행간인양 폐지 사이에서 비에 젖었다   /2024. 2.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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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 M.

A. 딸들은 자라면 다 그렇다. 눈치나 안보면 다행이다. B. 그렇진 않을 것 같다. 아빠라기보다 나는 엄마로 살고 있으니까. 그곳은 부엌이거나 화장실 같았다. 타일의 벽은 몇 갈래로 금이 간 채 부서져 있었다. 그 누군가 — U. A.는 기발하게도 그곳에 액자를 걸었다. 그것을 감추기 위해 풍경을 집어넣은 것이 아니라 타일의 균열을 액자 안에 가뒀다. 오른쪽 한 귀퉁이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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