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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천

아흔 아홉 구비 깎아 강릉 가는 새로 낸 길 일곱 개 터널 뚫은 휴게소 화장실 정원 구석에서 슬픈 듯 기쁜 듯 그렇게 만났다 /남천, 시냇물   창녕 집에 작게 프린트한 시 두편이 있다. 하나는 구절초, 그리고 다른 하나는 괴이한 제목에 몇줄 되지 않는 내 시다. 집에서 볼 적에 마당 왼편에는 구절초가 여기저기 피어 있고 햇빛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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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의 스완송 : Hurt

I wear this crown of thorns Upon my liar’s chair Full of broken thoughts I cannot repair /Hurt   십수년 전의 어느 날, 유튜브에서 보았던 자니 캐시의 노래는 충격이었다. 모든 사람이 가는 길에 관한 그의 노래는 말할 수 없이 인상적이어서 나는 짧은 기록(Hurt – Heart of OLD)이라도 꼭 남겨야 했다. 이 곡은 Nine Inch Nails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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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종이 상자

아마 지금처럼 늦은 가을이었지 싶다. 20년쯤 전, 어느 날의 우울을 나는 기억한다. 심하게 가라앉았던 그날의 심정이 어째서인지 무엇 때문이었는지는 생각도 나질 않는다. 어쩌면 ‘오늘 같은 날’이었을 것이고, 다르지 않은 매일의 일이었을 것이다. 어느 시대에도 그 현대인은 절망한다던 이상의 말처럼 일상이 되어버린 절망 말이다. 마음 챙기는데 언제나 열심이었던 그녀는 내 가라앉은 심사를 위로하고자 작은 선물을 보낸다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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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향, 지난 10년간의 음악듣기

오래도록 좋아했던 케일이 세상을 떠났고, 잊지 못할 자장가를 내게 알려준 리언 레드본도 마찬가지다. 타운즈 반 잰트의 경우, 내가 그의 음악을 진심으로 좋아하게 되었을 때 그는 이미 이 세상에 없었다. 많은 늙어버린 가수들의 모습이 저물어가는 시대를 느끼게도 한다. 오래도록 좋아해온 밴드와 가수들에 대해선 여전하다. 비틀즈, 밥 딜런, 핑크 플로이드에서 로이 하퍼, 도노반, 크리스티 무어에 브라질, 중남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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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의 공동운명

우리는 승리를 얻을 수도 있고 재앙을 겪을 수도 있지만, 그 두 가지 허깨비를 똑같이 취급해야 해요.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지난 금요일이었다. 모처럼 친구와 점심을 먹었다. 이 친구와의 식사에 있어 나는 선택권을 전혀 갖지도 않고 사용하지도 않는다. 그가 음식점을 잘 아는데다 잘 아는 그를 배려하는 차원에서 그랬다. 어제는 초량의 중국집과 송도의 어떤 식당을 내게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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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day the music died

1980년 12월, 존 레넌이 세상을 떠났을 때의 Times 커버를 아직 기억한다. 거기에는 그의 초상화와 함께 “When the music died”라는 제목이 붙어 있었다. 하지만 그 표현은 예전에도 여러번 붙은 적이 있다. 가사만 봐도 그렇다. 버디 할리와 리치 발렌스가 죽은 1959년의 비행기 사고를 “The day the music died”라고 표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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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괴자들

그레이엄 그린을 조금 좋아한다. 고3 시절 수험생으로서의 공부를 하나도 하지 않던 상태에서 읽었던 책 가운데 하나, <제3의 사나이>에 대한 당시의 매혹 때문이기도 하다. 나는 그 소설을 읽는 내내 주인공 마틴즈처럼 가슴이 뛰었던 것을 기억한다. 문학상에 어울리는 작가는 아닐지 모르지만 심오하진 않더라도 한편의 멋진 영화(오손 웰즈가 나온 <제3의 사나이>처럼!) 같은 느낌이었다. 그리고 요즘은 그의 두툼한 단편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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