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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창 파리

언제나 신비가 감돌고 있었지 그에게는 유리창에 부딪힌 파리의 꿈이 있었지 화장실로 달아나야 할 신비가 있었지 그는 빈털터리 Mister……y     쿵쿵 가끔씩 가슴 안쪽에서 어떤 소리가 들렸지 녹음할 수도 없고 들려줄 수도 없지만 누구나 한번쯤은 들어보았을 테니 어쩌면 다들 비슷할지도 몰라 행여 다른 몰골을 각성케 하는 거울이 있었지 결단코 전혀 닮지 않은 형제를 보았지 인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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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백한 푸른 점+

코스모스 한들한들 피어 있는 길을 따라 흥얼거리다 문득 밤하늘을 바라보았지 별 하나 찾기 힘든 그곳, 그리운 얼굴을 떠올리기는 어려운 일이었지 다만 오래도록 태양을 쏘아보던 사내가 있었고 한결같이 힘들고 외로운 길 위에서 직녀성을 향하여 쏘아올린 닿지 못할 꿈이 있었지 원주율 속에 숨겨진 비밀을 따라 컨택트의 꿈을 찾다 너무 비싼 댓가를 치루고 있는 것이야 창백한 푸른 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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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방울로 걸다 ‘

띄엄띄엄 외우지도 못할 긴 번호입니다. 벽지 구석마다 얼룩이 잦아들면 빗방울 소리가 나를 대신합니다. 부엌 창틀에 빗물이 부딪히는 소리가 다르고, 팬 아스팔트에 떨어지는 빗방울이 다릅니다. 띄엄띄엄 알지 못할 긴 번호를 눌러 봅니다. 낮은 구름장이 붉은 빛을 띤 새벽, 발신음도 들리지 않았는데 급한 걸음들이 달려갑니다. 추적추적 떨어지는 그 소리는 늘 틀림없는 번호로 이어집니다. 계란 껍데기 가지런히 둘러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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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사회

“나를 믿을 수 있어?” “아니, 널 믿을 수 없어. 너는 너무 무능해. 너의 ST가 너무 나빠.” 오래 전에 그녀가 그렇게 말했었다. 하지만 그 오래 전이 얼마 만큼의 시간인지 그는 헤아릴 수가 없었다. 분명 몇달 또는 1, 2년 보다는 더 흘렀음을 알지만 그 이상은 도무지 생각이 미치질 못했다.  그는 답답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 밖으로 나갔고 대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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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카

ㅡ 금지곡을 위하여   달려, 불꽃이 날리기 시작했지 굉음이 터져야 할텐데 모기 소리 만큼도 들을 수 없었어 턴넬로 들어섰는데 바깥이 더 이상해 보였어 사실은 그 바깥이 정말 턴넬 같았지 난 시계가 고장난줄 알았어 계기판이 빙빙돌아 미친줄 알았지 그걸 좋아하니 너도 알 수 있을 걸 느끼고 싶어하니 너도 가고 싶을 걸 가로등이 휘어지면서 앞길이 옆으로 펼쳐지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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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카

ㅡ 금지곡을 위하여   달려, 불꽃이 날리기 시작했지 굉음이 터져야 할텐데 모기 소리만큼도 들을 수 없었어 터널로 들어섰는데 바깥이 더 이상해 보였어 사실은 그 바깥이 정말 터널 같았지 난 시계가 고장난줄 알았어 계기판이 빙빙 돌아 미친줄 알았지 그걸 좋아하니 너도 알 수 있을 걸 느끼고 싶어하니 너도 가고 싶을 걸 가로등이 휘어지면서 앞길이 옆으로 펼쳐지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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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듸오 1973

맑은 소리가 없던 시절입니다. 반쯤 망가진 미닫이문의 촘촘한 창살 사이로 덕지덕지 붙은 글자 ― 라듸오 수리. 총천연색, 완전입체음향 스테레오의 빛바랜 색상을 가진 포스터와 양판 표지였습니다. 망가진 꿈의 전파상, 그 글자의 한 획이 세월 따라 떨어져 라디오가 되었습니다. 맑은 소리로 가득한 시절입니다. 아득한 사이렌처럼 우주의 꿈을 좇는 탐색자의 소리처럼 정성 들여 찾아야 했던 주파수입니다. 이제는 자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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變心 : Sad Lisa

로버트 블록     “여섯시에요, 할아버지.” 세상에 이런 아름다운 시계가 있었습니다. 아마도 말썽장이 피노키오가 시계 소녀로 바뀐 것 같습니다. 피노키오의 할아버지같은 솜씨 좋은 시계공이 만든 필생의 ‘예술품’이 그녀였습니다. 그다지 특별한 사건이 없는 이 짧고도 동화같은 이야기는 마지막 부분의 반전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나’는 오래된 시계를 고치러 울리치 클레임 시계점에 들렀다 우연히 알게 된 리사를 몹시 사랑하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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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y “the Breast-bone” Harper 

<Stormcock>, Roy Harper ● 1971   Producer : Peter Jenner Sound Engineers : John Barrett, Peter Bown, John Leckie, Phil McDonald, Alan Parsons, Nick Webb Additional musicians : David Bedford, Jimmy Page Stormcock is arguably Roy’s finest achievement. It contains four long songs, and to me it shows the very best of both Roy’s writing and playin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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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r Breast-bone Harp

<Cruel Siste>,  Pentangle   포크 음악이란 무엇일까요. 어릴 땐 막연히 70년대 청바지를 떠올리며 통기타나 어쿠스틱 악기들을 사용하는 음악이라고만 생각했습니다. 아마 많은 사람들도 그렇게 여길 것이며, 그것이 전혀 틀린 생각은 결코 아닙니다. 그러나 제가 이해하는 포크 음악이라는 것은 민요와 구전가요의 전통을 이어받은 음악입니다. 따라서 그것은 옛음악의 계승이나 재현, 또는 발전이라는 형태를 가지며, 자연스럽게 어쿠스틱 악기들을 사용하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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