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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고 뜨겁고 무거운

노래+는 오수처럼 겨드랑이 밑에 간지럽다. 이미지는 멀리 바다를 건너 간다. 벌써 바다소리마저 들려온다…… 그리곤 언제나 어느 나라인지도 모를 거리의 십자로에 멈춰 서 있곤 한다. /첫 번째 방랑, 이상+   <비야 비야>에서 <하크티바>를 거쳐 지금까지 이어진 어떤 나라의 노래에 대한 나의 기억은 이들 노래처럼 유서깊다. <비야 비야>는 어찌 그리도 마음 아프게 들렸는지, <망향>을 처음 들었던 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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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ür "elysee"

1999년 아니면 2000년 쯤 만년필 하나 선물 받았다. ‘건필 기원’의 뜻을 담은 메모와 함께. 중학교 들어갈 때 만년필이라는 것을 처음 받아봤고 18세 쯤에는 어딘가 강제로 참석했던 자리에서 ‘아피스’ 만년필 같은 것 하나 얻었던가 모르겠다. 그 이후론 처음이었다. 꽤 오랜 기간 메일도 주고 받았고 그 사람이 근무하는 곳이 집과 가까웠기에 (이작자 여인숙에도 그 흔적이 많이 남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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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ür “elysee”

1999년 아니면 2000년 쯤 만년필 하나 선물 받았다. ‘건필 기원’의 뜻을 담은 메모와 함께. 중학교 들어갈 때 만년필이라는 것을 처음 받아봤고 18세 쯤에는 어딘가 강제로 참석했던 자리에서 ‘아피스’ 만년필 같은 것 하나 얻었던가 모르겠다. 그 이후론 처음이었다. 꽤 오랜 기간 메일도 주고 받았고 그 사람이 근무하는 곳이 집과 가까웠기에 (이작자 여인숙에도 그 흔적이 많이 남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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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너는

아득히 까마득히 알고도 몰랐고 알았지만 몰랐다 마당의 연못엔 알지 못할 구멍 뚫려 있었으나 위태로운 세계에 뿌리를 내린 채 연꽃 하나 피었다 졌다 蓮이 있기는 있었는지 바쁠 일도 아닌 것에 허둥대며 한번 돌아보지도 못하고 나는 떠나왔다 다시 찾아오니 꽃은 사라지고 그 자리엔 연밥이 걸려 있었다 거기서 전화기를 그렸던 너는 말을 건네었고 나는 귀를 기울였다 소식 기다렸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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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그가 시를 쓰고 있는지 모르겠어요.

모두가 그리던 신춘문예의 꿈, 메이저신문에 평론 당선으로 멋진 출발을 했던 그는 글쓰는 이에게 흔치 않은 숱한 풍파를 겪기도 했으나 변함없는 붙임성에 타고난 수완으로 다른 일을 하면서 여전히 잘 나가고 있다고 들었지요. 지금은 어떤 모습일지 잘 그려지지 않지만 그가 지금 시를 읽고 있는지 모르겠어요. 또다른 한 친구는 인물도 참 멋졌습니다. 첫만남에서부터 내가 어설프게만 보였던 그 친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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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는 접었다

네이버 뉴스에 사용자가 보기 싫은 댓글이 올라올 경우 이를 접어서 안 볼 수 있게 하는 기능이 추가됐다. 여러 사용자가 접기요청을 하면 현재 댓글에서는 아예 자동접힘으로 처리된다…….. (중략) 가장 많은 변화가 이뤄진 부분은 댓글접기요청이 추가됐다는 점이다. 그동안 악성댓글이나 광고성 댓글의 경우 사용자들이 신고 버튼을 통해서만 자신의 의견을 반영할 수 있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시간이 걸렸다. 댓글접기요청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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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censeur pour

가끔씩 생각나는 한줄들, 어떤 때는 잇사가 위로가 된다. 바쇼에 비해 질곡의 삶을 살았건만, 그래서 가끔 꺾이기도 했지만 그는 오직 그것을 견뎌내며 한줄을 쓰는 것으로 일관했었나 보다. 잇사를 생각하면 하찮은 내 인생의 괴로움이라는 것은 참 아무 것도 아닌 것일지도 모르겠다. 작년 1월 어느 날의 소감을 뒤돌아보며./2017. 6. 15.   월요일부터 얼어붙었던 수돗물은 금요일 사무실 나오니 풀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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九點煙구점연에 갇히어

누군가? 나의 서러운 한 권의 시집을 소중히 읽어 벌레 먹지 않게 할 이. /이하   휴관을 앞둔 도서관에 책을 반납해야 할 마감일이다. 삼국유사를 편역한 두 책은 끝까지 다 읽지 못했음에도 그다지 미련도 아쉬움도 없지만 이하 시집을 돌려보내려니 좀 허전하였다. 그래서 눈에 들어오는대로 몇 페이지 카피를 하다 그것도 마땅찮아 찾아봤더니 구할 수 있는 책이라 바로 주문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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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ling song, 그리고 flora

“오미 와이즈”를 처음 들었을 때부터 버트 잰쉬의 목소리를 무척 좋아했었다. 대단한 노래 솜씨를 지닌 사람은 아닐지 모르지만 “pentangle” 하면 나는 투박하면서도 묵직한 그의 목소리를 먼저 떠올리곤 한다. 그리고 “travelling song”은 라이브가 10배쯤 더 멋진 것 같다. 장미빛 뺨과 루비 같은 입술을 지녔다던 플로라, 질투와 배신감으로 플로라의 애인을 단검으로 죽이고 살인죄로 법정에 선 이로서도 그의 음성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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