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그 목욕탕에서 목욕을 한 것이 얼마나 오래되었는지 잘 모르겠다. 적어도 20년, 어쩌면 30년 쯤 되었을지도 모르겠다. 어느 여름 날, 몇 번인가 거기서 영화의 한 대목을 찍기도 했던 오래된 목욕탕 맞은 편의 더 오래된 단층 건물에 자그마한 카페가 생겼다. 이름은 <더 프라이빗>이다. 영화를 찍은 거리라곤 하지만 오래되었을 뿐, 그다지 분위기 있지도 않는 이 동네에 이런 […]
[글쓴이:] 무치
내가 시를 쓴다는 꿈
적어도 수십년 전, 장터도 아닌 외갓집 앞 포장도 되지 않은 길 한켠에서 약장수가 판을 벌였다. 둘 다 한 자 정도 크기나 되었는가 모르겠다. 주인공은 그다지 멋져 보이지는 않았던 장난감 로봇과 몸서리쳐지도록 커다란 기생충을 담아 둔 유리병이었다. 시원찮은 말주변으로 약장수는 슬그머니 로봇 자랑을 했다. 어딘지 어설퍼 보이는 그 로봇이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것은 물론이고 앞쪽의 나사 구멍 […]
찢어버린 노트 한 장, Batatinha
Batatinha(Little Potato)는 ‘쌈바의 시인’이라 불리우는 브라질의 쌈비스따다. 하지만 그는 대개의 쌈비스따처럼 기쁘거나 슬퍼거나 활력이 넘쳐나는 리듬 대신 어딘지 내향적이거나 심지어 자기성찰적인 느낌을 주는 느리고 정적인 쌈바를 택했다. 제목 또한 기존 음악들과는 많이 다른 성향을 보여주며, 그의 쌈바엔 현악기의 사용도 자연스럽고 느릿한 노래들이 더 많다. 그의 모습을 보면 젊은 날에도 새하얗던 머리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 그리고 […]
my breast bone harper +
they made a harp of her breastbone, whose sound would melt a heart of stone. they took three locks of her yellow hair, and with them strung the harp so rare. /cruel sister, pentangle 헤아리기도 곤란한 시간 저편의 어느 나른했던 오후, 이어폰을 꽂고 엎드려 잠이 들었는데 어떤 목소리가 꿈결처럼 부드럽게 노래하기 시작했다. 부드러움은 금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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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 칼리푸사, 안토니오의 노래
오래도록 나는 ‘라 칼리푸사’가 술집 내지 클럽의 이름이거니 했는데 이제 와서 보니 그것은 ‘la, california, usa’의 아나그램이었다. 마이클 프랭스의 antonio’s song은 달달하기만 하고 그 노래가 안또니우 까를루스 조빙의 음악을 잘 표현한 것인지에 대한 확신은 별로 없다. ‘프레부'(헤시피 축제의 쌈바/리듬) 같은 삶이 어떤 것인지도 잘 알지 못한다. 그가 비니시우스 지 모라이스와 더불어 ‘mpb’, 그러니까 ‘무지까 빠뿔라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