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프기 보다는 행복한 게 좋아 행복한 건 가장 좋은 일이고 그건 네 가슴 속의 빛과 같지 하지만 아름다운 쌈바를 만들려면 많은 슬픔이 필요하지 많은 슬픔이 필요하지 그렇지 않으면 쌈바는 만들어질 수가 없다네 /축복의 쌈바, 비니시우스 지 모라이스 아무리 짧게 잡아도 10년 이상, 브라질 음악을 미친 듯이 들었던 시절이 있었다. 이 세련되고 멋진 음악들이 어떻게 […]
[글쓴이:] 무치
내 여덟 살에게 ◎
1. 여름엔 삶은 옥수수도 가끔 사고 겨울엔 어묵을 사가곤 하는 길모퉁이 부식가게, 그녀가 등 돌린 채 앉아 있다. 바깥은 이토록 봄날인데 닫힌 창문 너머로 일없이 앉아 있는 그녀의 잔기침 소리가 들린다. 김장이든 부식이든 일만 있다면 밤을 새워서도 즐거이 움직일 분이건만 이렇게 환한 아침 어둑한 실내에서 고개 숙이고 있다. 2. 유치원 아이들이 손잡고 봄나들이를 간다. […]
당신이 잊어버린 나무
el árbol que tú olvidaste siempre se acuerda de ti, y le pregunta a la noche si serás o no feliz. 유팡키라는 성을 지닌 그 이름을 듣기 수십년 전부터 아타왈파는 내게 있어 가슴에 맺혀 있는 이름입니다. 오래도록 중남미의 역사에 매혹되었던 내게 있어 아타왈파는 가장 드라마틱한 상징이었습니다. 이후에도 왕조가 몇대 이어지긴 했으나 그는 스페인에 정복당한 […]
거북의 시간 화살의 시간
너희들 생각에는 어떠하냐? 항하강 흐르는 물 내지 사방 넓은 바닷물이 많겠느냐? 너희들이 과거 오랜 세월 동안 나고 죽음에 윤회하면서 흘린 눈물이 많겠느냐? /잡아함경 938. 누경(淚經) 짝이 없는 오직 한마리, 온종일 좁은 어항에 갇혀 홀로 지내는 삶이 어디서 왔는지는 잘 알지 못한다. 어항 씻고 먹이도 주지 않은 하루 스물 네 시간을 무엇을 하며 보내는지 알 […]
이제는 흩어져버린 이름이지만
들은 이야기라 언제였던가는 잘 모르겠다. 원주에서 어떤 세미나가 있었고 네 살 많은 나의 누나 또한 발표자 가운데 한 사람이었다. 세미나를 마치고 소감을 말하는 자리에서 이○ 교수 발표 밖에 들을 게 없는 것 같다며 앞으로 해마다 참석했으면 한다고 했었단다. 준비도 물론 열심으로 했겠지만 통하는 무엇인가가 있었던 까닭이리라 나는 생각했다. 그리고 그 점에 대해서는 나도 마찬가지다. 오랜만에 […]
유로파, 금단의 세계
오래 전 그는 얼음 바다의 작은 틈새로부터 물이 솟아오르는 것을 잠시 살펴보고는 유로파를 떠났다. 그게 스페이스 오디세이 시리즈의 두 번 째였는지 세 번 째였는지는 가물가물하다. 그들 외계 지성체가 결코 가지 말라고 경고한 작은 별이 있었으니 바로 유로파다. 유로파는 갈릴레이가 발견한 목성의 큰 위성 4개 가운데 하나로 표면온도가 영하 171.15°C이다. 하지만 목성의 조석력에 의한 지열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