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기타 연주자였다. 지방 방송국의 기타리스트였는지 어느 이름모를 클럽의 얼굴없는 반주자였는지는 알지 못한다. 마지막 병상에서 그의 아내는 남편이 좋아하는 음식들의 요리법을 여기저기 메모했다. 광고전단의 뒷면에도 썼고, 백지에도 썼다. 얼룩진 사연도 있었고 찢어진 종이도 있었다. 그녀의 머리 속에서 그녀의 마음 속에서 남편을 위한 요리는 너무 쉬운 일이었다. 그것은 사랑 그것은 행복, 상상 속에서 간결하고 정성 가득하였다. […]
[글쓴이:] 무치
바이 바이 미스터.리 ◎
때는 1957년, 제목도 mr. lee였다. i shot mr. lee라니 bobbettes의 터프한 노래를 장난삼아 자랑삼아 테마송처럼 한때 사용하였다. 때는 1999년, 또는 2000년…… i met my sweetie his name is mr. lee he’s the handsomest sweetie that you ever did see
그러나 잊혀질 그의 이름
(보내지 않은 글) quetzalcoatl입니다. 께짤꼬아뜰. 케찰코아틀. 어떻게 불러도 상관없어요. 께짤은 깃털, 꼬아뜰은 뱀. 그러니까 깃털달린 뱀, 날개달린 뱀이랍니다. 아주 먼 훗날, 희미하게나마 나를 기억한다면 그 단어를 생각하세요. 반은 인간 절반은 물고기였다던 중동의 오안네스나 잉카의 콘티키 비라코차 같은 이름이에요. 날개나 뱀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라 희생을 갈망하던 피의 전설이 아니라 누군가에게 무엇인가 전해주고 사라져버린, 언젠가 […]
말해버린 그것에 관한 약간의 자책 +
말할 수 없는 그것이란 제목으로 처음 쓴 것을 찾아보니 2010년의 일이다. ‘그것’이 무엇이냐고 내게 묻는다면 애초의 그것은 ‘시’였다. 참으로 말할 수 없는 그것이었고, 말하기 힘든 그것이었고, 형언하지 못해 형언하지 못할 괴로움을 내게 주는 글쓰기에 관한 이야기였다. 물론 그게 처음은 아니었고 나는 여태 시에 관한 시를 꽤 여러 편 썼다. 한참 예전에 장난처럼 쓴 누구…시온지…가 그랬고, […]
볼륨을 높여라, 카루소
그렇게 멀지 않은 나의 적막한 밸리 포지+, 일찍부터 움직여 차를 달렸다. 이제는 좀 쌀쌀한 날씨라 차창을 열고 운전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그리고 밸리 포지를 향한 나의 길은 그 영화 제목 같은 “침묵의 질주”는 아니다. 창문을 제법 열고 운전을 한다.(하이브리드 차량 운전자로서 아직 히터는 잘 켜지 않는다.) 그리고 음악을 듣는다. 지나가는 차나 정차시 옆에서 들으라고 차창 […]
쥴리아, just to reach you
그녀가 붕대 감은 팔로 넘어지는 것을 보는 순간 마치 자기 몸이 당하는 고통처럼 느껴졌었다./1984년 스무살 즈음에 쥴리아 하면 떠오르는 몇몇 이미지들이 있었다. 제일 먼저 생각나는 것은 <1984년>에서 ‘청년반성동맹’의 상징인 진홍색 허리띠를 두른 채 텔레스크린 앞에서 윈스턴 스미스에 어떤 쪽지를 전해준 젊은 여자의 이름이다. 거기 적힌 짧은 문장을 본 순간은 그의 운명을 바꾸었고 그의 삶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