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사이로 이어진 길의 끝에는 표지석이 있었고, 동판에는 “에임즈 포인트”라는 단어가 큼직하게 새겨져 있었다. 호수는 1999년 12월에 잠시 들렀으나 에임즈 포인트까지 간 것은 다음 해 여름 걸어서였다. 이상하게도 표지석 제일 첫줄에 적힌 문장이 내 마음을 떠나지 않았다. 영영 되살리지 못할 기억인양 가물가물했으나 나는 꼭 알아내고 싶었다. 하지만 2000년 여름에 찍었던 사진조차도 글자를 읽을 수 있을 만큼은 아니었다.
그날 돌아오는 길에는 팍스 리버 강변 어딘가의 카페 야외 탁자에서 간단한 식사를 했다. 식사하는 동안 로컬 밴드가 Heart of Gold를 노래하는 것을 들었는데 열네살 무렵부터 알았던 그 노래가 그처럼 슬프게 들린 적은 없었다. 도개교를 지나며 내려다본 강변으로 넘실대던 새하랸 연꽃들도 잊혀지지 않는다.
꽤 긴 시간(아마도 이십년 이상)에 걸쳐 여러 차례 알아봤으나 에임즈 포인트에 적힌 온전한 문장을 찾을 수는 없었다. 언젠가는 페이스북에서 에임즈 포인트 사진을 보고 생면부지의 사람에게 간곡한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지만 답을 들을 수는 없었다. 2023년에 와서야 거의 대부분 판독할 수 있는 사진을 발견했으나 오늘 그마저 보이질 않아 낙담하다 겨우겨우 다시 찾을 수 있었다. 다시는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 타이핑을 해서 비슷한 형태로 만들어봤다.
에임즈 포인트는 위스콘신주 오시코시의 동부에 위치하는데 Menominee Park에서 시작하여 Ames Point까지 이어지는 아름다운 수변 산책로가 있고, 이 길은 탁 트인 호수 전망을 제공하며 전체적으로 왕복 약 6.5km에 이른다고 한다.
Dedicated to the memory of my……
+희미한 동판을 내가 제대로 읽은 것이라면 PERSERVERANCE는 PERSEVERANCE의 오자인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