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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인, 셰인, 셰인

‘아이리쉬 맨’ Shane MacGowan이 세상을 떠났다. Pogues는 우리에게는 그렇게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영국/아일랜드 포크 음악과 펑크 스타일이 교차하는 독특하면서도 강렬한 이미지를 지닌 밴드였고 이들의 거의 모든 이미지는 맥고완(He Is a Man You Don’t Meet Every Day!!)으로부터 왔다. 그가 퇴원했다는 소식을 봤을 때는 누구처럼 시들시들해도 아직 괜찮구나 했는데 퇴원 일주일만의 일이다. 한 달 쯤 전에는 병원에서 코줄을 끼고 험한 몰골로 있는 가족 사진을 본 적도 있었다. 이런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나 했지만 셰인 맥고완이라는 사람은 자신의 빠진 앞니를 당당하게(?) 드러내놓고 노래하던, 그런 류의 부끄러움과는 담을 쌓은 사람이었고 묘하게도 그것은 맥고완을 상징하는 모습이기도 했다. 그가 만든 노래와 노랫말을 좋아했지만 무엇보다도 맥고완이라는 캐릭터 자체에 나는 몹시도 마음이 끌리곤 했다. 그는 비슷한 수준의 지독한 주당이자 꽤 긴 시간을 앞니없이 비칠대며 살았던 동훈형을 생각나게도 했다.

 


/맥고완으로 뒤덮인 더블린의 신문 가판대
(Rainy Night in Soho의 한 대목을 고친 타이틀이 눈에 들어온다 : And you’re the measure of my dreams.)

 

그의 아내의 추모글을 보면 구구절절 지극한 사랑이 넘쳐났다. 크리스마스 시즌이면 ‘뉴욕 동화’가 절로 떠오르곤 하지만 아무래도 맥고완의 상징은 ‘Dirty old town’ 같다. 이 노래를 들으며, 가사를 곱씹으며 눈물 글썽인 적도 한 두 번이 아닌 사람으로서 하는 말이다.  또한 내가 좋아하는 What a wonderful world 또한 맥고완의 목소리가 담긴 것이다. 필 세브론, 카이트 오리오던, 그리고 셰인 맥고완…… 영상 속의 풋풋했던 모습들도 잊혀지지 않는다. 그를 위한 추모곡이라면 포그스의 멤버들과 Clash의 조 스트러머까지 출연했던 영화(스트레이트 투 헬)에서 오리오던이 노래한 “Danny Boy”도 빼놓을 수 없다.(그녀는 내가 생각하는 가장 매력적인 여자 가운데 한 사람이다) 어제 운전하는 길에 랜덤으로 나온 노래 가운데 이 곡이 있었다. “뉴욕 동화“의 노랫말에서처럼 그는 올해의 크리스마스를 맞지 못했지만 맥고완과 포그스의 시끌벅적하면서도 아픈 곡조들은 내 안에서 멈추는 일이 없다. 그가 노래하는 “The Parting Glass”를 들으며 셰인, 셰인, 셰인…… 아득한 그 옛 시절의 “먼 산울림“처럼.

 

 


/Dirty Old Town, Pogues

 

 


/Danny Boy (Straight to Hell)

 

 

 

/2023. 12. 1.

무치

데.호따.무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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