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타의 절경이 강풍에 무너졌다
‘아주르 윈도우’는 사라졌어도 그 너머 하늘빛은 변함이 없다
형상을 잃어버린 초콜렛의 맛처럼
오래도록 잊고 지냈던 책속의 초콜렛 포장지처럼
어느 날 남아 있는 책 펼치다 책갈피인양 꽂혀 있는 초콜렛 포장지 하나를 발견했다 한 시절이었다 초콜렛 하나 사는 것도 녹록한 일은 아니어서 미련과 아쉬움에 흐릿한 香이라도 간직하고 싶었던 것이다 찰나였다 순간이었다 오래된 책 냄새 너머 향은 속절없이 흩어졌으나 짙은 갈색의 포장지는 기억나지 않는 책의 알지 못할 페이지와 페이지 사이에 고이 잠들어 있었다
카카오 씨앗을 醱酵시켜 향을 얻기까지 대략 열다섯 날, 내 책꽂이 어딘가에서 무한의 서가 알 길 없는 한 모퉁이까지 세월을 괴고 시간을 삭힌 아득한 天上의 열다섯 날, 너를 그리고 나 기다리던 그런 시절이었다 風化―바람이 만들었으나 바람이 되어버린 風景에 대한 바람이었다 아직은 만나지 못한 永遠이었다
/2023. 6. 26. (+2017. 3. 10.)
+2017년에 쓴 4행을 바탕으로 했다.
+이 시를 구글 바드에서 테스트해봤다. 처음엔 실수로 제목을 넣지 않고 본문만 넣은 채 아무런 요구사항이 들어가지 않은 상태로 올라갔는데 바드는 이게 시라는 것을 인식하고 나름의 평을 했다. 다음엔 제목과 본문을 다 넣은 후 소감과 의견을 구했더니 제법 그럴 듯한 답변을 했다. 챗GPT에도 제목없이 본문만 올린 결과 여기서도 시로 파악하고 나름의 해설을 했다. 다만 이 시에 대한 해설에 국한해서는 바드가 조금 더 그럴 듯 했다.
Gozo, Malta – The beautiful Azure Window, a natural arch on the island of Gozo has been collapsed in 9. March. 2017. On this image you can see the before-after site, as the Window is at 50% opacity.(from “adob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