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頻呼小玉元無事(빈호소옥원무사)+
일전에 내게 준 접시꽃 안부가 궁금해 전화했다는 임대아파트 할아버지는 휠체어를 타고 싶은데 아직 나오지 않는다고 탈을 하셨다 접시꽃은 잠시 잠깐으로 넘어가고 선머슴 같다는 59세 요양보호사 이야기며 그녀와 나눈 시시콜콜한 대화까지 풀어놓으셨다 자주 소옥을 부르지만 소옥에게는 일이 없다는 이야기, 접시꽃이 소옥이고 할아버지 이야기꽃이었다 떨리는 필체의 편지봉투에 한웅큼 담겨 있던 몇해 전의 씨앗을 기억한다 내 귀는 심심한 햇살이고 내 허술한 말도 거름이라는 것, 여기저기 잡초만 무성하다 싶어도 접시꽃으로 보이는 분 있으니 그 꽃 피어 있는 동안에는 전화 끊기 어렵다 조만간 비오는 날엔 아파트 화단의 나팔꽃 하나 캐서 챙겨둘테니 가지러 오라 하신다 그리고 그리고 ○○은 염증처럼 이렇게 또 소옥을 부르지만 소옥에게는 일이 없다 다만,
+소염시(小艶詩), 법연.
/2023. 4.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