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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 디비아스키 에이지 (축)

에베레스트산만한 거대한 혜성이
지구로 날아오는 게 좋은 게 아니잖아요?
우리끼리 그런 최소한의 합의도 못 하고 처앉았으면!
대체 정신머리가 어떻게 된 거예요?
아니, 서로 대화가 되기는 해요?
어디가 망가진 거예요?
어떻게 고치죠?
/돈 룩 업, 랜달 민디 교수

 

북미의 평은 그리 좋지 못했지만 국내는 달랐던 것 같고, 우울한 결말임에도 나는 꽤 마음에 들었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제니퍼 로렌스, 케이트 블란쳇, 메릴 스트립의 연기가 좋았고 마이크 라이런스가 <스파이 브리지스>의 그 사람인 것은 한참 뒤에야 알 수 있었다. 정말 나쁜놈이었건만 라이런스의 연기와 역할은 특히나 인상적이었다. 피도 눈물도 없는 위선자의 진정한 모습이라고나 할까. 파국에 관한 블랙코메디지만 많은 부분에 현실이 녹아 있었다. 그리고 여기……

 

 

Slowly but Surely. 우리를 향해 서서히, 그리고 정확하게 돌진해오고 있는 진정한 재앙 ㅡ 우리들의 디비아스키 혜성에 대해 생각해본다. 어쩌면 이땅에 내려꽂힐지도 모를 어떤 시대가 그것이다. 무오류로 빛나는 그분의 이름으로 이루어질 숱한 이적들, 당의 지도하에 완성되는 신분제도와 함께 은덕으로 살아가는 위대한 시대가 도래하는 것이다. 룩업은 언감생심, 돈. 룩.업이다. 한치 앞을 생각지 않는 어리석은 선택이 돌이킬 수 없는 업으로 돌아올  것이다.

누군가의 디비아스키는 아슬아슬하게 지구를 스쳐 지나갈 것이고, 다른 누군가의 디비아스키에 지구는 부서질만큼 상할 것이다. 하지만 그 어느 쪽으로도 끝난 것은 없다.

 

 

/2021. 12. 31. (+이 글은 2022년 3월에 다시.)

 

 

무치

데.호따.무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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