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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울의 이름뿐인 성

나는 시냇물 소리에서 가을을 들었다.
마개 뽑힌 가슴에 담을 무엇을 나는 찾았다./이상

 

그저 어려울 뿐 애써 알아야 할 의미도 없지
복잡하다고 있어 보이는 것도 아닌데
유구하고도 쓸모없는 버릇처럼 남은 이름들일 뿐이지
붉디 붉은 부끄럼 같은 까베르네 쇼비뇽, 쇼비뇽 블랑
하얗게 이 마음 회쳐지고야 말 샤르도네, 리슬링
대체 무엇인지 어디 어디 말씀인지 무똥까데
카사리토무스카토다스티 군트럼슈페트레제
라포스톨끌로아팔타 샤토테시에르생떼밀리옹그랑크뤼
주워 섬기기도 어려운 와인의 이름처럼
잘못 고른 와인처럼
도대체 무엇인지 너는 무엇인지
쓸데없이 달았다가 이유없이 거품 물다가
하염없이 속절없이 묻혀버린
시큼텁텁한 이름의 나.

/2021. 7. 10.

무치

데.호따.무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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