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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분의 영원

Dreams for Sale
The Twilight Zone, 1985
(Tommy Lee Wallace)

 

<매트릭스4>가 나온다고 들었다. <매트릭스>는 나쁘지 않았지만 화려한 비주얼로 채워진 이후의 시리즈들로 해서 인상적인 느낌은 별로 없다. 하지만 (영화 자체에 대한 기대감이 아니라) 4편에 대한 이런저런 추측들은 조금 흥미로왔다. 영화 속에서 우리가 현실이라고 생각했던 것, 네오의 눈이 멀고 트리니티가 죽었다는 ‘현실’이 또다른 단계의 가상현실일 수도 있다는 가능성 때문이었다. 그런데 <Dreams for Sale>은 비슷하면서도 조금 다른 접근을 통해 현실과 꿈의 전도를 보여주었다.

1980년대의 끝자락이었던가 모르겠다. 나는 <환상특급>을 꽤 좋아했다.(반면에 <X파일>은 딱히 즐겨본 적이 없다.)  <Dreams for Sale>은 그때 보지 못했던 것을 최근에야 봤다. ‘Twilight Zone’의 주인공은 미래세계에서 10여분의 가상현실 체험을 한다. 그녀가 택한 것은 소풍을 테마로 한 것이었고 남편, 딸과 함께 행복한 야외 피크닉을 즐기는 것이었다. 그런데 가상현실 장비에 문제가 생겨 그녀의 피크닉은 비정상적인 에러를 만들어냈고, 결국 그녀는 깨어나고 말았다. 그녀가 믿었던 현실이 고장난 비정상적으로 깨어져 플레이되었기 때문이다.

 

The Twilight Zone: Wordplay/Dreams for Sale/Chameleon (1985) | MUBI

 

하지만 그녀는 자신이 속한 현실(미래의 가상현실 센터 같은 곳)을 악몽이라 여기며 평온한 가족 소풍의 세계로 돌아가고 싶어 했다. 장비가 수리되어 그녀는 남은 6분을 가동하며 다시 피크닉으로 돌아왔지만 기계는 화재와 함께 치명적인 고장을 일으켰고, 그녀의 의식 또한 가상의 현실에 매몰되어 버렸다. 그럼에도 그녀는 자신이 믿었거나 믿고 싶었던 현실, 그 속에서 행복했다는 이야기다. Dreams are my reality, 우리나라 사람들이 유독 좋아했던 옛 팝송의 가사 한줄처럼.

조신의 꿈을 다시 떠올려보자. 그녀와 사랑을 나눈 것은 찰나였고 고초는 몹시도 길어 헤어짐을 기뻐하기까지였다. 하지만 그의 꿈이 조금 달랐다면, 꿈속의 곤궁함이 그들을 괴롭히지 않았다면 또 어땠을지 모를 일이다.  말하자면 <Dreams for Sale>은  ‘조신몽 달콤한 맛’ 같은 것이었다. 누구는 도매가로 기억을 팔고, 누구는 꿈을 팔았는데 그 달콤함이 몹시도 간절하여 현실이 되고 말았다.

아무도 알 수는 없다. 그렇듯 꿈같고 환영같고 거품같고 그림자에 불과한 무엇, 우리가 현실이라 믿는 너머의 현실이 어디엔가 있을지도 모른다. 요즘은 그랬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정말이지 나도 그녀처럼 피크닉을 가고 싶다. 그녀의 불안과 안도가 내 마음 같았다. 깨어나는 것이 힘들 적에는 잠들고 싶어지는 법, 그것이 호접지몽이거나 남가일몽이거나 혹은 고작 6분짜리의 영원이라고 해도. ㅡ “Can I stay here with you, forever?”

 

 

무치

데.호따.무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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