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beatles ballads 앨범에 대하여 쓴 글을 찾아보니 그걸 쓸 때만 해도 나는 앨범이 여전히 내 오래된 나무박스 세트 가운데 어느 하나 속에 잠들어 있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왜냐면 이사올 적에 그곳에 넣었고 이후로 한번도 꺼낸 적이 없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작년부터 lp 앨범 정리를 하다 찾아보니 두 앨범이 사라지고 없었다. 집에 인켈 오디오(그때 그 제품이 지금은 우리나라의 ‘명기’라고 한다)가 들어왔을 때 외사촌누나가 사준 abbey road와 the beatles ballads가 그것이었다.
그리고 둘 다 사라진 것은 이제 사실이 되었다. the beatles ballads의 스무곡은 다른 정규 앨범들과 싱글들의 모음집인 past masters에 포함되어 있고 파일로도 모두 갖고 있으니 아쉬울 일도 없다. 그럼에도 나는 그 앨범 자켓이며 동물 그림들, 그리고 뒷면의 낭만적인 분위기의 작은 사진까지가 이상하게 그리웠다.
컴필레이션 앨범이라 쉽게 구할 수 있을까 찾아봤는데 뜻밖에도 국내 중고 lp 사이트에 그게 있어서 그냥 구입했다. 새 앨범이 4~5천원 정도였지 싶은 그 중고 음반을 다시 내 손에 넣는데는 3만원 가량이 들었다. 그리고 어제 앨범이 다시 내 손에 들어와서 비틀즈 섹션에 넣어뒀다.
the beatles ballads를 생각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노래는 across the universe이다. 나는 let it be 앨범의 거창한 오케스트레이션보다 조금 조악한 느낌의 새소리와 날개 소리가 나는 world wildlife fund version을 조금 더 좋아했었다.
최근엔 이 앨범이 내게 없다는게 아쉬워서 cd를 만들었고 거기 원본 사진을 프린트해서 넣을 참이었다.(이 앨범은 cd로 발매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이런저런 이유로 지금 내 손에 없는 화이트 앨범과 애비 로드를 다시 구입해야 할지 아니면 별로 없는 재즈 앨범쪽으로 눈을 돌려야 할지 생각중이다. 결국엔 양쪽 모두를 택하게 될지도 모르겠지만……
jaigurudeva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