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종일 무슨 생각하며 지냈는지 잘 알 수가 없다.
약은 찾을 길 없는데 병은 그대로이니 무엇에도 정신을 집중할 수가 없었다.
잠깐씩 아프고, 쓰리고, 그리고 생각하면 한심하고 서글프다.
그러다 morena do mar를 그렸다.
바이아의 바다를 노래하던 작곡가 도리발 까이미의 그녀는 행복해 했다.
“la petite fille de la mer“는 어이없이 소박한 선물에도
틀림없이 그랬을 것이다.
까이미의 원곡은 느릿한 쌈바 리듬을 타고 있는데
기쁜 마음 같은 장단 속에 슬픈 느낌이 묘하게 오간다.
참 재미없이 불렀다 싶었던 노래에
가난하고도 투박한 어부의 마음이 담겨 있기에.
그에 비해 나라 리오는 마치 바닷가의 소녀같은 순수함으로
바닷가의 소녀가 그녀 자신인양 노래했다.
보싸노바 리듬이 그녀의 마음처럼 단출하고 상큼하지만
그녀가 노래하는 모습은 노래 속의 어부만큼이나 아픈 느낌을 준다.
예만자, 바다의 여신(iemanja, la deesse de l’ocean / arthur rodrigues)
바다에서 이제 막 돌아온 어부가 줄 수 있는 것이라곤
몇마리의 물고기와 그녀를 예쁘게 꾸며줄 조개껍질 몇개.
하지만 그것이 하늘과 바다로부터 전해온 별이며
바다와 사랑의 여신 예만자의 금과 은이라고 노래하는 것이다.
morena do mar를 생각하면
오래전 다대포의 바닷가에서 지냈던 반년이 절로 떠오른다.
촌스런 퍼머와 새카만 피부, 날카롭코 카랑카랑한 사투리 가득한 목소리를 지녔던
한정없이 야윈 모습이 생각난다.
마치 이 노래가 그녀를 위해 있었던 것처럼.
그리고 오늘 다시 들은 어부의 이야기는
믿음과 초라함 사이에서 결국 초라한 나날을 보내야 하는 어떤 이의 서글픈 사연 같다.
익숙한 비린 냄새와 다른 것 없는 볼품없는 모양새,
물고기 몇마리와 조개껍질을 짐처럼 간직한 채
캄캄한 하늘과 바다의 꼭 그만큼 캄캄한 별을 품고서.
/morena do mar, dorival caymmi
/nara leã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