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즈를 좋아하시나봐요.” 책상 위에 읽으려고 둔 몇 권과
도서관서 빌려온 책들이 쌓여 있었지요.
그냥 잘 알지 못해 읽고 있습니다.
“이 책은 어려운 책인데요.” 너가 어찌 이런 책을 읽느냐는 뉘앙스가 풍겼지만
그저 몇 페이지를 보려고 빌렸고 읽기가 힘들다고 했지요.
사실이 그랬지요. 몇년을 두고 있었지만 세권짜리 그 책을 아직 반의 반도 읽지 못했죠.
어찌 좀 낯선가요, 찬은. 저의 진짜 이름이어요.
운도 딱 맞아떨어지는 것이 집안으로부터 받은 것보다 더 그럴 듯한 이름입니다.
아는 게 별로 없어 2주에 한번 도서관 가서 책 빌려 와 읽지만
그것도 다 읽기는 힘들었습니다.
어떤 것은 몇페이지만 보고 가끔은 다 읽기도 합니다.
부족한 머리로 들어오는 것도 없고 나오는 것도 없습니다.
찬은이에요. 빙빙돌아 마침내 알아낸 가문의 비밀이에요.
습한 지하세계 너머의 저 윗쪽, 보송보송한 양의 꿈을 꾸는 언더로이드에요.
어찌 하오 어찌 하오 흘러간 옛노래에 여전히 마음 쏟을 때
화장실로 달아나야 할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의
진짜 같은 이름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