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main content

아니되고 안될 것 같은

오늘은 하루키의 재즈 에세이를 꺼냈다가 잭 티가든에 관한 글을 끄적였습니다.
내가 받았을 때 이미 절판되었던 책이었기에 아마도 그것은 중고서적이었을 것입니다.
그저 십수년 전 아픈 마음과 함께 이 책이 왔다는 것만 알았을 뿐,
그림이 딱히 마음에 든다고 생각하지 않아서였는지
와다 마코토가 그린 표지의 듀크 엘링턴을 나는 자세히 본 적이 없었습니다.
책을 키보드 옆에 둔 채 검색을 하며 책 표지를 찾았습니다.
그런데 낡아서 생긴 상처이거니 했던 왼편의 하얀 부분이
모든 표지 사진에 똑같이 있었습니다.
그래도 바보스레 나는 이 책들 제본에 문제가 있었나 생각을 했더랬지요.
자세히 살펴보니 그것은 엘링턴의 피아노 위, 재떨이에 얹혀 있는
담배에서 나오는 연기였습니다. 잠깐 속으로 한숨이 흘렀습니다.
한창 부지런히 담배 피우던 때, 내뿜던 연기 같은 한숨이었습니다.
낡은 흠결처럼 새겨진 기억,
있어도 아니되고 흩어져도 안될 것 같은 하얀 그 연기
빛깔만 달리한 채 아직 내 안에 있는 것 같았습니다.

 

 

/2019. 8. 4.

 

 

무치

데.호따.무치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