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에게 물었다. “여기 이 모두를 그 하루 전으로 돌릴 수 있는 신비로운 힘을 지닌 버튼이 있습니다. 당신은 기꺼이 버튼을 누르겠습니까?” 모두들 그러겠노라고 했고 담담한 그들의 확신은 그것이 돌이킬 수 없음에 대한 절대적인 믿음과 똑같은 힘을 갖고 있었다. 그분은 내 모든 것을 잃을지라도 당연히 누르겠노라고 비장한 표정으로 말씀하셨다. 가슴이 찢기우고 팔다리가 끊어지는 아픔을 느꼈을 분들은 실낱같은 희망을 찾은 듯 눈을 반짝였다. 돌아올 수만 있다면, 돌아갈 수만 있다면…… 그래서 버튼이 작동하였다. 우리 모두가 그 사실을 알았고, 사람들은 기뻐하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런데 다음날, 약간의 정황만 달랐을 뿐 치명적인 일이 다시 일어나고야 말았다. 사람들은 또 슬퍼하고 탄식하고 통탄하고 아픔으로 치를 떨었다. 사건이 다시 일어난 이유는 간단했다. 누구의 확신이며 신념인지는 이제 찾아내기 힘들어졌지만 어딘가에 재복구 내지 취소 버튼이 숨겨져 있었고 누군가 그것을 알아챘고 그 버튼을 누를 필요가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더이상 누구도 그 서글픈 동력에 대해 아무 것도 기억하지 못한다. 그리고 여기 우리 모두가 익히 알고 있는 오늘이 있다. 그날 저녁 나는 마드레데우스의 <봄날의 작은 새>를 들었다. 라이브 버전이 내 가슴을 베고 지나갔고 정확히 짚어낼 수는 없었지만 더 깊은 비밀이 거기 있을 것만 같았다.
/2019. 6.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