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갈수록 세상 돌아가는 것을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이러고도 세상이 멀쩡한 것에 관해서도 마찬가지다. 자꾸만 퇴행을 거듭하는데 나만 그렇게 느끼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내가 시대착오적인 인간이기에.
많은 사람들이 그랬듯 1984년, 나는 텔레비젼 뉴스를 혐오했다. 그들이 만들어낸 증오주간에 치를 떨었고 온갖 음모와 부조리들이 전부 보이는 것만 같았다. 지금도 가끔 뉴스를 뒤적이지만 불행히도 1984년과 비슷한 느낌을 주는 것이 오늘은 마이너스 1984년 같다. 나는 동물농장의 벤자민처럼 한 귀퉁이에서 복서의 고행에 안타까워 하며 돼지들의 잔치를 지켜보고 있을 뿐……
마크 리봇의 신작 앨범에 수록된 the militant ecologist는 제목에 부제처럼 붙은 말 그대로 이 곡은 fischia il vento의 가사를 일정 부분 차용하고 있다. 리봇의 가사 전체를 확인하지는 못했으나 fischia il vento에서 유추할 때 파시즘에 대한 투쟁의 가사를 상당부분 고쳐서 환경문제로 바꾼 것이 아닐까 싶다. 그만큼 낭만적인 가사는 아니지만 옛 이탈리아의 ‘partisan song’은 러시아의 카츄사를 번안한 것이었다.
the militant ecologist는 시대착오적인 나의 마이너스 1984년에 혼자만의 방식으로 어울리는 노래 같다. 누가 날더러 시대착오적이라고 해도 그 서글픈 착오를 교정하고픈 마음이 별로 들지 않는다. fischia il vento는 the wind whistles이다.
the militant ecologist /mark ribot(feat. meshell ndegeocello)
/s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