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있어 willie nelson은 “always on my mind”는 전혀 아니었다. 그런데 쟈니 캐쉬를 듣다가 ‘노상강도’ 패거리에서 그를 다시 보았고 어쩌다 가끔 들었다. 그리고 여기 팔십이 넘은 늙은 가수가 노래하는 summertime이 있다.
“올웨이즈 온 마이 마인드”인 썸머타임이 몇곡 있는지라 새로운 자리가 있을지 아직 잘 알 수 없지만 그의 사그라든 여름날 또한 인상적이었다.
넬슨의 기타는 그만큼 낡고 늙은 채 처연한 여름날의 음률을 만들어낸다.(그럼 나는 어떤 분의 유명했던 낡은 구두가 그날 이후 어찌 되었을지 이런저런 상상을 하며 실소하게 된다.)
어릴 적에 “썸머타임 킬러”라는 제목의 영화 포스터가 길거리에 붙어 있는 것을 본 적이 있다. 썬글라스를 낀 어떤 남자의 얼굴이 거기 있었던지 가물가물하지만 그때는 그 제목과 포스터가 참 멋져 보였다. 이제는 본 적 없는 그 영화의 제목이 삶과 이별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자책감을 지울 수 없었던 나는 마음의 아주 작은 평안을 그리며 근 5년여를 푹푹 찌는 사무실에서 에어컨 없이 지내기도 했지만 그것은 쓰리고 기운빠지는 짓일 뿐이었다. 영영 알 수 없는 답이건만 결코 흩어지지 않는 그리움으로 여름날 돌아본다.
/s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