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main content

유로파, 금단의 세계

오래 전 그는 얼음 바다의 작은 틈새로부터
물이 솟아오르는 것을 잠시 살펴보고는 유로파를 떠났다.

 

그게 스페이스 오디세이 시리즈의 두 번 째였는지 세 번 째였는지는 가물가물하다. 그들 외계 지성체가 결코 가지 말라고 경고한 작은 별이 있었으니 바로 유로파다. 유로파는 갈릴레이가 발견한 목성의 큰 위성 4개 가운데 하나로 표면온도가 영하 171.15°C이다. 하지만 목성의 조석력에 의한 지열로 엄청난 두께의 얼음층 아래에는 바다가 존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갈라진 지표면으로 분출하는 물기둥이 관측되기도 했다. 그래서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매우 높고 그들이 닫힌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으리라 추론하기도 한다. 아써 클락의 소설 속에서 우주선 하나가 유로파에 불시착하는 사건이 있긴 했으나 그곳을 금단의 세계로 규정한 지성체로부터 ‘처벌’ 받지는 않았다. 그리스 신화의 에이로피eυρώπη+로부터 이름붙여진 아득한 별 ㅡ 결코 허할 수는 없었지만 티코 분화구에 묻힌 채 300만년을  숨어 있었다는 tma-1처럼 수십 킬로미터의 철벽같은 얼음 아래서 누군가의 불시착을 나는 기다리고 또 기다렸다.

 

옛친구에게.

 

 

/2017. 12. 22.

 

 

+에우로페라고들 많이 표기하는데 확인 결과 실제 발음은 에이로피에 가까웠다.
+tma-1 : tycho magnetic anomaly. 달의 티코 분화구에서 발견된 1:4:9의 비율로 만들어진 검은색 석판.

무치

데.호따.무치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