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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지저분한 이야기

尿酸/uric acid

퓨린 유도체로서 탄소, 산소, 수소, 질소 등으로 이루어진 유기화합물이다. 동물의 배설물에 많이 함유되어 있으며, 사람의 오줌에는 하루에 0.6~1.0g이 배출된다. 화학식 C5H4N4O3. 맛과 냄새가 없는 흰색 결정이며, 에탄올 에테르에는 녹지 않고, 물에는 약간 녹는다. 가열해도 융해하지 않고 400℃ 이상에서 분해한다./두산백과사전

 

 

요즘 말로 ‘극혐’이다. 변명의 여지도 없다. 혼자 쓰는 사무실 화장실이 정말이지 무척 지저분하다. 무지 오래된 부실 건물의 완벽하게 독립되지는 않은 공간에 불편한 방향으로 설치된 수세식 좌변기는 남자가 소변보는 것을 제외하고는 (급한 경우가 아니라면) 쓰기 힘들다. 본래도 많이 낡았던 화장실을 오래도록 남자들만 사용하다보니 아주 지저분해졌고 언제부터인가는 청소도 거의 포기한 상태로 지냈다.

그러다 나 혼자 사용한 게 또 2~3년 되니 꼴이 말이 아니었다. 그것은 관리를 포기한 채 출입금지 팻말이 붙어 있는 수십년 된 동굴이었다. 하지만 최근들어 가끔 친구가 들러 그 동굴을 사용하는  바람에 심히 민망했는데 어떻게 청소가 되기나 할지 엄두도 나질 않았다. 배설이란 그토록 지독한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베이킹소다로 어설픈 시도를 한번 해봤으나 턱도 없었다. 뭔가 강력한 것이 있을까 해서 인터넷 뒤져 “요산 제거”하는 화장실 청소 용액을 구입해서 시도를 해봤지만 기별도 가지 않았다. 그래도 혹시나 싶어 그 청소 용액을 변기 안밖으로 뿌려놓고 다음날 와서 보니 뭔가 좀 희미하게나마 지워진 감이 있었다. 그래서 용액 부어놓고 한두 시간 지나서 닦고, 또 한참 있다 닦고…… 그것을 며칠 동안 했더니 이제는, 적어도 도기 부분은 놀랍게도 새것 비슷하게 깨끗해졌다. 거의 십년 이상 요산이 쌓여 굳어진 지저분하기 짝이 없는 변기가 깨끗해진 것이다.

하지만 수십년 된 어떤 물건이나 그렇게 되는 것은 아니다. 어떤 생각하거나 욕망하거나 움직이는 것들은 좀처럼 그렇게 되는 법이 없다. 스스로의 지저분함을 고백하기도 힘들고 고백한다 한들 씻어내기는 더욱 어렵다. 시인해서 시인 못합니다. 시인 하지 않고 시인합니다, 시인 하기 위해 시인 못합니다…… 누구처럼 시인합니다… 인지 뭔지 헷갈리지만 요즘 그 시인 때문에 업장 소멸인지 업장 휴폐업인지 기로를 오가는 시인과 감내하기 힘든 부인의 인생들이 있다.

옛시절 한때는 그분들 가운데 일부가 욕된 과거사로 하여 비난받고 묻히는가 싶더니, 자랑스런 과거사로 하여 훈장들을 달고 사는가 싶더니 요즘은 ‘미투’로 해서 줄줄이 이름들이 나온다. 사연이야 없겠냐만 변명과 억울함이 어찌 없겠냐만 그건 누구나 마찬가지. 나로 말하자면, 사랑에도 사랑의 행위에 관해서도 모두 낯선 이방인 같은 사람일 뿐이라 잘 알 수가 없다. 드뇌브도 바르도도 멋지다만 그 사람을 갖거나 지배하거나 유혹하거나 유혹당하거나 온갖 당치 않은 욕망들마저 실현하고 싶다면 그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 최선 같은데 말처럼 쉽지는 않은 일, 수십년 세월이 기울어도 그만큼을 기울여도 결단코 지워지지 않을 요산보다 더 지독한 배설의 흔적들만  온통 가득하다, 미…… 투.

 

무치

데.호따.무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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