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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실과 탕진, a lottery life

해마다 연말이면 어쩌다 생각나는 노래, 며칠 전 차안에서 우연히 lottery song을 들었다. 그래, 이런 사랑스런 노래가 있었지, 그리고 이런 달콤함을 꿈꾸던 때가 있었지……

살아오면서 복권 사본 적이 몇번이나 있었는가 모르겠다. 그런 종류의 운이 내게 있으리라 생각해본 적도 없고 내게 오리라 기대해본 적도 없다.

오래 전의 일이다.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버스가 출발하기를 기다리고 있는데 어떤 중년의 부부가 올라오더니 느닷없이 숫자가 적힌 종이쪽지를 하나씩 나눠줬다. 그러더니 대뜸 번호를 셋 불렀는데 내가 갖고 있는 번호도 있었다. 당첨된 사람에게는 자신들이 판매하는 고급 시계를 아주 저렴하게 드린다는 이야기였다. 힘차게 번쩍 손을 들라던 독려의 말투가 좀 우스꽝스럽게 들렸던 기억이 난다. 아마도 그들에게 번호를 받은 모든 사람이 당첨되지 않았을까 싶다.

그런 당첨은 군대서 훈련받을 때도 있었다. 잠시 쉬며 담배를 피우고선 꽁초 버리러 가는 당번을 뽑기 위해 십수명과 가위바위보를 한 결과 내가 걸렸다는 것, 단 한번만 이겨도 괜찮았는데 결국 내가 담배꽁초를 버리게 되었다는 것, 그런게 내가 가진 하찮은 ‘당첨의 기억’일 뿐이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그다지 애쓴 일도 없는 인생에  몇번의 당첨 복권(이 표현이 지극히 온당치 않음을 알지만 내 하찮음을 적시하는데 있어서는 그 반대로 매우 합당하다)이 내게 있었다. 백만에 하나인지 일억에 하나일지 알 길 없지만 정말 그랬다. 그것이 내 손에 쥐어졌음에도 뭔지 모르기도 했고 무한정 샘솟을 듯 닥치는대로 써버리기도 했다. 불태우고 찢고 잊어버리고 잃어버리고…… 아마 나는 비슷한 어리석은 일을 몇번은 반복했는지도 모른다.

그 결과 복에 대한 권리는 알게 모르게 실효되었고 이제는 더이상 뽑을 리도 뽑힐 리도 없다. 준비되지 않은 이의 복권은 재앙과 비슷한 법이어서 이제는 짧았던 황금의 시절 대신 상실감만 안고 있을 뿐 모두가 묻혀버린 오래 전의 일이다.

아시다시피 보시다시피 결국은 올해도 꽝, 복에 대해 그다지 자격도 권리도 없음에 아무 것도 갖지 못했음에 궤변처럼, 또는 성현들 말씀처럼, 또는 위로인양 감사하며 결코 복권될 수 없는 내 삶의 잃어버린 몇몇 복권을 추억하며

“thanks a lot…to……”

 

 

the lottery song / harry nillsson (/srs.)

무치

데.호따.무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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