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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jb

이곳에는 신문도 잘 아니 오고 체전부(遞傳夫)는
이따금 ‘하도롱’빛 소식을 가져옵니다.
거기는 누에고치와 옥수수의 사연이 적혀 있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멀리 떨어져 사는 일가 때문에 수심(愁心)이 생겼나 봅니다.
나도 도회(都會)에 남기고 온 일이 걱정이 됩니다.
/산촌여정, 이상

그래도 좋았고 아니라도 좋았습니다. mjb의 향기, 그건 연인의 이니셜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커피라고는 알고 있었지만 그 이름 찾아볼 생각은 한번도 하지 못했네요. <산촌여정>이 내 머리 속을 가득 채우고 있던 청춘의 시절엔 검색창 대신 창의 바깥을 바라보며 mjb를 상상했을 뿐이었지요. 그런데 무더운 이국의 슈퍼에서 커피를 찾다 초록빛 mjb를 보았습니다. 80여년의 세월을 넘어 그 이름이 실물이 되어 내 앞에 있었습니다. 그저 드립커피일 뿐이었지만 양철 지붕 위에 쏟아지던 별빛 소리를 기억하며 다소곳이 커피를 집어들었습니다 ㅡ 향기로운 엠제이비의 미각을 까마득히 잊고 지낸 것이 20일이 아닌 20여년은 더 된 것 같습니다. 여전히 알지 못하지만 너무도 익숙한, 어쩌면 영영 봉지 그대로인 커피 mjb. 검색창 너머 창의 바깥으로 그리고 그렸던 mjb. 그건 연인의 이니셜 같은 느낌입니다. 그래도 좋고 아니라도 어쩔 수 없는 낡디 낡고 해진 ‘하도롱’빛이지만요. 빛…… 커피는 별맛없이 쓰기만 했고 나는 그 무엇도 쓰지 않았습니다.

 

 

무치

데.호따.무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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