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는 오수처럼 겨드랑이 밑에 간지럽다.
이미지는 멀리 바다를 건너 간다.
벌써 바다소리마저 들려온다……
그리곤 언제나 어느 나라인지도 모를 거리의 십자로에
멈춰 서 있곤 한다.
/첫 번째 방랑, 이상+
<비야 비야>에서 <하크티바>를 거쳐 지금까지 이어진 어떤 나라의 노래에 대한 나의 기억은 이들 노래처럼 유서깊다. <비야 비야>는 어찌 그리도 마음 아프게 들렸는지, <망향>을 처음 들었던 날 그 촌스런 번안가사를 수없이 불러대며 외워버린 것은 어째서였는지……
하지만 그로부터 꽤 많은 시간이 지난 뒤 어떤 특정한 한 사람을 통해 이 나라의 음악을 한층 더 깊이 들여다보게 된 것은 몇해 전의 베리 사카로프가 처음이었다. 그리고 그 처음의 처음에 <monsoon>이 있었고 그것은 느리고 뜨겁고 무거운 바람이 부는 또 다른 세계였다.
터키의 유태인 가문에서 태어난 베리 사카로프(1957년~)는 이스라엘의 대표적인 록커 가운데 한 사람으로 일관되게 록 음악을 해왔지만 속도감과 격렬함을 표출하기보다는 느리고도 함축적인 강렬함을 추구해왔다. 그는 쟝르를 달리하는 꽤 다양한 가수와 노래했으며 자신의 음악에 일렉트로닉 사운드를 넣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다.
그것은 <몬순>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여서 일종의 정형성을 지닌 락 발라드라기보다는 엑조틱한 아트락의 분위기를 풍긴다. 그리고 몇해 전의 어느 날 지구 저편으로부터 내게로 불어온 바람은 시간을 거슬러 지금 다시, 나를 지나가고 있다. 마음 같은 바람, 마음 같은 노래 ㅡ slow hot wind가 묵직하니 마음을 뚫고 지나갈 때 바로 여기를 가장 낯선 이국이라 여기며.
כנראה שזה ככה
בחלומות.
카니레 쉐제 카하 바할로못
아마도 그건 꿈속이었을 거야
(너가 내게 온 것도 멀리 떠난 것도)
몬순은 지역에 따라 바람이 정반대의 방향으로 불어오는 계절풍을 뜻하기도 하고 우기를 의미하기도 하며 아랍어 mausim에서 유래하였다고 한다. 또 그가 몬순을 노래한 이스라엘은 여러 기후가 섞여 있지만 몬순이 아닌 지중해성 기후에 더 가까운 것 같다. 하지만 내게 있어 몬순은 오직 베리 사카로프의 땅일 뿐이다, 결국 꿈에 불과했던, 또는 그 자체였던.
/2017. 7. 15.
ברי סחרוף / מונסון
+
이상 원문의 첫단어는 ‘노래’가 아니라 ‘글자’인데 변용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