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이버 뉴스에 사용자가 보기 싫은 댓글이 올라올 경우 이를 접어서 안 볼 수 있게 하는 기능이 추가됐다. 여러 사용자가 접기요청을 하면 현재 댓글에서는 아예 자동접힘으로 처리된다…….. (중략)
- 가장 많은 변화가 이뤄진 부분은 댓글접기요청이 추가됐다는 점이다. 그동안 악성댓글이나 광고성 댓글의 경우 사용자들이 신고 버튼을 통해서만 자신의 의견을 반영할 수 있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시간이 걸렸다.
- 댓글접기요청은 사용자가 직접 보기 싫은 댓글을 자신이 보고 있는 댓글창에서 바로 접어서 안 볼 수 있게 하는 기능이다. 다수 사용자가 접기요청한 댓글은 누적 요청 건수에 따라 자동으로 접힘 처리된다…….. (중략)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취임 당시 기술플랫폼으로 진화를 선언하며 “기술플랫폼의 근간은 사용자 신뢰와 투명성 확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작년에 사내 투명성 위원회를 신설하고, 내외부 의견을 수렴해 자사 서비스에 반영해나가는 중이다.
네이버 유봉석 미디어서포트 리더는 “이번 개편을 시작으로 뉴스 댓글창이 더욱 활발하고 건전한 공론장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투명성을 제고해나갈 것”이라며 “하반기 중 댓글 작성국가, 작성 기기에 따른 댓글 작성 분포, 연령별/성별 댓글 소비 분포 등도 그래프를 통해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http://m.zdnet.co.kr/news_view.asp?article_id=20170623103603&lo=zm3#imadnews
포털이 가진 과도한 권력에 대해 비판적인 사람으로서 조금 충격적인 뉴스였다. 가장 큰 문제는 ‘접기요청’이란 것인데 간단히 말하자면 특정한 댓글에 적정한 사람들의 요청이 있으면 그 댓글을 블라인드 처리해버린다는 것이다. 위의 기사 인용은 ‘접기요청’이 실제로 이루어진 뉴스를 보고서 찾은 기사다.
문제는, 예를 들어 어떤 댓글에 대해 찬성이 5000이고 반대가 50이라도 ‘접기요청’이 일정수준 발생한다면(당연히 찬성의 수준을 넘을 수는 없다!) 그 댓글을 블라인드 처리해버린다는 것이다. 다수의 찬성 의견이 그보다 작은 소수의 의견에 의해 뭉개져버리는 것이다.
실제로 ‘접기요청’이 어떤 기사에서 어떻게 실행되고 있는지를 살펴보면 더욱 그렇다. ‘펼침요청’이라는 건 ‘기계적 균등’일 뿐, 뉴스가 지니는 시간적 중대성으로 본다면 뒤늦은 블라인드 해제는 전혀 의미가 없다. ‘접기’를 실행시키는 ‘여러 사용자’의 조건과 로직이 어떻게 되는지는 설명도 없다. 다만 추정할 수 있는 것은 일정 수준의 ‘부대’만 있다면 일정부분 특정 여론을 무력화시킬 수 있다는 점일 것이다. 이 기발한(?) 방법은 아마도 추후에 그다지 민주적이지 못하면서 인터넷이 급속도로 보급된 국가들에서 상당한 인기를 얻게 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리고 네이버는 이러한 시스템이 ‘투명성 확보’라고 이야기 한다. 그렇다면 네이버가 원하는 투명성이란 것이 극소수의 나라에서 시행되고 있는 ‘순도 1백퍼센트’를 지향하는 것인지 이해하기 어렵다. 일종의 패러다임 교체 같은 것, 언론사의 특정 인물들을 대신하여 포털/소셜미디어 관련 전문가들이 권력의 핵심으로 가는 시대이기에 이러한 시스템은 더욱 위험한 결정이다. 이런 시스템이 계속 유지될 수 있을지도 회의적이고, 계속 엉터리 논리를 고집하며 간다 한들 의도대로만 되지는 않으리라 생각하지만 우려스럽다.
(전적으로 살펴본 것은 아니지만 내가 확인한 유일한 비판기사는 단 하나였다. 헤럴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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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에 관련된 인물의 이름을 넣은 것은 앞으로도 계속 살펴보기 위함이다.
이후에는 ‘접기요청’의 문제점에 관한 기사들이 일부 나오고 있다.
최근의 북핵 이슈와 관련하여, 우려스럽게도 ‘접기요청’은 확실히 의도된 효과를 봤다고 생각한다.
이것은 중국 같은 폐쇄계에서나 가능한 교묘한 사이버 여론 조작의 한 형태라고 생각하며,
일정 인원의 소수가 다수의 의사 표현을 블라인드 처리하거나 왜곡한다는 점에서 범죄행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