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 시가 되자마자 도서관으로 향했다
라면 몇 개라도 챙겨야 했던
전운 감도는 시대의 소시민인양
도서관이 휴관한다는 문자에 우습게도 애가 닳았나 보다
꽤 두꺼운 시집 세 권에 다른 책 두 권을 보태어 대출 권수를 채웠다
생각지도 못한 분의 생각지도 못한 글이 나름 반가웠다
그리고 페이지마다 오래된 새로움이 가득하였다
“경운기는 어떻게 움직이는가“를 쓰던 시절처럼
숨을 곳 없는 난민의
조금 서글퍼지만 피할 길 없는,
불어터졌지만 오랜 허기 면하는 작은 즐거움 같은 것
/2017. 5. 16.
등화관제가
실시됐던
지나간
여름
밤
사이렌 소리에 불이 꺼지자 망 쳐진 내 창으로 수천의 눈동자가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은하수, 정민
+
한시 두시 읊어가며 옮기는 분이라
할아버지인줄 알았는데 그렇지는 않았다.
이 분의 번역이 좋아서 책 빌려왔는데
대학 시절부터 남달랐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