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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와의 봄밤 +

그래도 아직은 쌀쌀한데 졸업식을 마친 청춘들의 차림새는 화사하기만 한 것이 여기저기서 봄의 기운을 느끼게 한다. 지난 저녁에는 오랜만에 릴라 다운즈를 들었다. 세기가 바뀌던 무렵 알게 되었던 ‘메히꼬’의 여인, 여전히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그녀이지만 아무래도 나는 그녀를 처음 보고 들었던 젊은 날의 모습과 그때의 노래들을 조금 더 좋아한다. ‘미스테카’의 언어로 이루어진 그녀의 노래 하나는 내 마음을 움직였고 봄기운이 느껴지던 어느 밤, 그녀와 같은 해에 태어난 또 다른 그녀를 향해 나는 노래를 불렀다. 마음 같은 노래였지만 그 노래의 끝자락에 ‘시적 장치’또는 ‘시적 진실’을 택했음에 나는 가끔 부족함과 부끄러움을 느끼곤 했다. 그것을 바로잡는다는 것은 우스운 일이지만 이렇게라도 한번 고쳐봤으면 싶었다.(하지만 시 자체를 수정한 것은 아니다). 그리움으로 봄밤을 물들였던 나의 노래와 그녀의 노래는 아래와 같고 내가 노래한 그녀는 흐릿한 마음 속에만 있다./2017. 2. 14.

 

너 대신 짧은 봄밤
새로 핀 꽃구경도 즐거웠다만
건너편 집 처녀
다소곳이 설거지하는 모습도 참 예쁘다
전해지려나
이 방을 흐르는 노래 그곳까지 들릴까
나 대신 짧은 봄비
마음아 너는 어디까지 가려나
얼마만큼 쌓이어서 한 줄 닿으려나
너 대신 짧은 봄꿈
양지 바른 곳에 누워 노랠 따라 불렀더라
구름에 햇살 오가다 어느 하루 잠시 깨었는데
자장가 부르던 이만 잠이 들었네+

 

/봄밤, 2002. 3. 18.

 

 

+원래의 시 마지막 두 줄은 정반대인 셈이고 아래와 같다.

구름에 햇살 오가다 어느 하루 잠들었는데
자장가 부르던 이만 잠 못 이루네

 

 


/lila downs

 

 


/yunu yucu ninu

 

 

무치

데.호따.무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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